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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의 기술 Dec 04. 2020

그래 봐야 다 거기서 거기야

선택과 후회


 후회를 많이 하시는 편입니까? 한다면 어떤 후회를 자주 하십니까?

 후회란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이라고 정의하지만 잘잘못을 떠나 선택한 일이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주로 밀려옵니다. 삶이 고달플수록, 놓친 게 아까워 보일수록 후회는 점점 더 커지기도 하죠.

 아! 그때 그 길로 갔더라면, 그때 그 선택을 했더라면,

 그때 그 사람을 만났더라면, 이 웬수같은 인간 만나지 말고.

 그랬다면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하고 화려하고 찬란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근데 과연 그렇게 되었을까요?




 이미 선택을 한 결과를 알기도 전에 우리는 또 다른 선택 앞에서 망설입니다. 선택지가 여러 개라면 망설임을 넘어 갈팡질팡합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후회를 하는 그 바보 같은 기분이 싫으니까요. 후회를 남기지 않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같지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요,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과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으니까요. 한마디로 피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든, 마지못해 내린 선택이든 하루에도 여러 번 겪는 일상입니다.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남기 마련입니다.

 결정을 내릴 당시 무엇을 고려하지 못했는지, 어떤 점을 간과했는지 같은 이성적 판단과 미비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겸비한 성찰이라면 지금은 땅을 치며 후회하더라도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도움이 되는 후회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하는 대부분의 후회는 그렇지 않죠. 단지 지금 내 상황이 내 뜻대로 되고 있지 않으니까 차라리 그때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지금보다는 나을 거라는 근거 없는 추측에 불과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지금 마음에 들지 않는 '현재 상황의 책임'을 선택을 다르게 한 '과거의 나'에게 떠맡기는 행위일 뿐입니다. 이런 후회는 백날 천날 해본들 얻는 것도 나아지는 것도 없습니다.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선택이라면, 무의미한 후회를 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선택은 없습니다. 그 어떤 선택도 단점이 없이 장점만 있는 경우는 없지 않습니까?

 내가 결정하고 내렸던 선택의 책임을 과거의 자신에게 미루고 후회하지 말고요. 지금 바꿀 수 있는 현재의 자신에게 더 집중하고 발전해 나가려는 자세가 후회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삶이 순간순간 선택이고 또 순간순간 후회를 합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가전제품 하나도 10년을 좌우한다고 하지만 그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게 인생입니다.

 선택의 순간, 나는 심사숙고한 끝에 그 순간을 선택했지만 어느 때보다 빠르게 불과 몇 시간 만에 그 순간을 후회한 적도 있었고요, 돌이켜보면 가장 잘한 일이라고 만족했던 선택이 가장 후회스러운 결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선택한 그 순간에는 최선이었다고 믿어야죠. 그럼에도 가보지 않은 길이 떠오르며 미련이 남는다면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쪽 길로 갔다면 그렇게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후회하는 것만큼 훨씬 더 좋은 삶이 있었을까? 어쩌면 지금이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요

 우리가 안 가본 길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상상력을 총동원해서 좋을 거라고만 생각합니다. 안 좋은 쪽은 생각하지도 않으면서요. 간단하게 지금보다 좋고 안 좋고도 확률적으로는 반반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사실 지금 생활도 감사할 부분이 꽤 있을 거고요. 생각을 달리하니 마음이 좀 편해지지 않나요? 선택과 후회, 이 부분만큼은 우리가 편한 쪽으로, 이기적으로 마음먹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선택과 후회. 구조적으로 일단 선택을 하면 후회는 뒤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내가 안 가본 길에 대한 미련은 언제나 남기 마련이니까요. 아마 막상 가보면 역시나 또 다른 이유로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마음가짐은 "그래 봐야 다 거기서 거기야'라며 훌훌 털어버리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지 싶습니다. 후회도 줄어들 거고요. 오늘부터 한번 시도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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