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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의 식탁 Jul 17. 2022

편의점 쇼핑으로 차린 주말 아침 밥상

 부모님 두 분과 함께 초복을 맞이하여 정말 오래간만에 인근으로 함께 나들이를 오게 되었다.


 과거 한때 가족, 그중에서도 관계에 대한 생각을 했던 시간이 있었다. '부모 - 자녀와의 관계가 허울 없이 친밀하기만 한 게 무조건적인 건강한 관계일까?'

 자녀가 개인의 관점이 생기고 개인차는 있겠지만 각자의 성장점에 이르게 될 즈음부터는 서로 간의 적당한 거리두기를 할 때 보다 건강한 부모 -자녀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성년이 된 후에 사회생활을 하며,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해보며, 나의 가족 관계에 대한 지난 순간들에 대한 이해들을 조금씩 다독여 나갈 수 있었다.


나의 부모님은 나와 다른 성장 환경 속에 성장하셨으며 또 나와 다른 경험들 속에서 살아가고 계시며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된 나를 아주 많이 생각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나를 사랑하며 아껴주고 계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른 아침 숙소에서 기상한 우리는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기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곧이어 숙소 편의시설에 마련되어있는 편의점에 가서 아침 요깃거리 이것저것을 사 오기로 했다. 제일 먼저 나갈 채비를 마친 내가 운동을 겸해 편의점에 다녀오기로 했다.


아빠는 컵라면과 편의점 도시락, 엄마는 아무거나.


그렇게 편의점으로 들러 이것저것을 둘러보다 보니 아침은 쌀밥에 국을 든든히 챙겨 먹는 아빠의 평소 모습이 생각났다. '오늘은 두 분이서 산행을 한다고 했는데..'


편의점 음식으로 간단하게 한상을 차릴 수 있을지 찾아보니 의외로 한상이 쉽게 구상되었다. 반찬은 간단하게 김치 하나뿐이지만 밥은 잡곡밥으로 골라 얼마 전 콜레스테롤 관리를 해야 한다는 부모님 건강 검진 소견에 맞춰 구매할 수 있었다.


 일전에 시중 된장찌개를 먹어보았을 때 건더기를 좋아하는 내겐 건더기가 다소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두부 한모가 마침 편의점에 있길래 구매하여 부족할 수 있는 찌개 건더기에 단백질을 겸해 챙겨보았다.


숙소 공용 도마 위생이 좋아 보이지 않아 두부 물만 버린 후 칼로 포장 그대로 숭덩숭덩 한입에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 보글보글 끓고 있는 찌개에 넣어 한소끔 끓여주었다.


 어제 인근 시장 들렀을 때 사온 싱싱한 자두와 함께 부모님 두 분의 간단한 아침 상을 차려드릴 수 있었다.


 "너는 왜 안 먹느냐"며 다른 거 말고 '밥'을 먹어야 한다며 여전한 잔소리를 하시는 엄마 곁에서 꿋꿋하게 구운 달걀 껍질을 까며 여전힌 아웅다웅을 했었더랬다. "나는 오늘 주말 아침은 커피 한잔으로 시작할 거야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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