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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그레이스 Oct 18. 2023

나는 불량 엄마다.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면서 끊임없이 잔소리를 했다.

숙제는 했니? 준비물 챙겼니?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건강하고 바르게 컸으면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공부도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져갔다.

불안해서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피아노, 태권도, 영어학원 등을 스케줄 짜서 보냈다.     

아이가 처음에 적응 못하고 수두에 걸리면서 회사를 그만 둬야 겠다는 생각했다.

3일 정도 휴가를 내고 아이를 돌봤다. 가려워하는 아이에게 약을 발라주고 먹을 것을 만들어주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힘들었지만 한 편으로 회사 다니면서 이런 시간 또한 감사했다.

아이도 엄마와 함께 있어서 좋다고 하니 마음은 아팠지만 행복했다.

아이와 함께 하지 못해서 흘러가는 시간들이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또 현실로 돌아오면 대출금과 생활비를 생각하니 다시 퇴사 생각보다 회사를 더 다니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조금 좋아져서 다시 학원을 보냈다. 아플 땐 안 스러워 품에 안고 있다가 다시 안 아프고 잘 지내니 괜찮겠다 싶었다. 다시 학교 수업 마치고 학원으로 갔고 내가 퇴근할 때 아들을 데려왔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미안한 마음에 아이에게 주말에 놀아주고 맛있는 것을 사주며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주말이면 사진을 찍어주고 놀아줬다. 난 그것이 잘 하는걸로 생각했지만 아이는 평일에도 엄마와 함께 있으며 시간 보내기를 원했다. 그렇게 하지 못해서 지금은 후회된다.     

몇일 전에 군대에 간 작은아들이 기침을 해서 병원에 갔더니 폐렴이 아직 안 나아 기침을 한다고 입원을 권유했다. 작은 아들은 입원을 했고 치료를 다 하고 퇴원을 했다.

기침을 계속 하는 아이를 보면서 미안했다. 어려서 잘 돌봐주지 못해 군대까지 가서 아프나 싶기도 하고 그동안 잘 챙겨주지 못한 마음에 미안했다. 


군대에 있으면서 잘 못 먹고 아파도 병원에 안 간 작은아들이 밉기도 하지만 병원에 입원할때까지 아파도 참는 아들을 보면서 안스러워 눈물이 났다.

난 아들에게 부탁을 했다. 병원에 미리 가서 진단 받고 치료를 하자고 말했다.     

작은 아이는 군대에 있으면서 3번이나 폐렴으로 입원을 했다.

군대에 가면 더 건강하게 남자답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작은아이는 군대에 있으면서 폐렴으로 고생했다. 작은 아들은 군대가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데도 폐렴에 걸려 입원을 했다.

입맛이 없는 작은 아들은 제대로 먹지 못했다. 폐렴으로 고생하는 아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이제는 제대를 얼마 안 남기고 있다.


공군으로 들어가 육군보다 3개월 근무를 더 한 작은아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안아줘야겠다. 면회를 한번도 못가서 미안하다. 코로나 때문에 면회를 전면 중단 했다가 다시 면회를 시작했지만 못 갔다. 요즘은 전화 통화도 되니 옛날처럼 편지 쓰고 얼굴을 보러 가고 그러지는 않는다고 한다. 사회현상이니 나도 가지 않아도 된다. 라는 생각으로 안 갔다.

큰아이가 군대에 있을 때는 몇 번 갔었다. 그런데 작은아이 군대에 가니 덤덤해져서 안 가게 되었다.

작은 아이도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아 면회를 안 갔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엄마는 나 어떻게 지내는지 안 궁금해?” 말하면서 서운함을 내비쳤다.

서운한 말을 잘 안 하는 작은아이의 한마디가 미안함을 두 배로 느끼게 했다.

큰아들은 육군으로 제대했다. 아들들이 군대에 가서 나라를 지켜주니 참 든든했다.


처음 군대 보내는 거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인터넷에서 군대 갈 때 챙겨야 하는 물품들을 보며

하나씩 챙겨주려고 애썼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또한 잘해주고 싶은 엄마 맘인 것 같다.

둘째도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다 와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

큰아들도 훈련소에서 훈련을 마치고 나올 때부터 오른쪽 손목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난 조금 지나면 괜찮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물혹이 점점 커지면서 국군수도병원에서 수술을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렇게 고통을 호소했던 아들은 끝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1주일 뒤에 다시 복귀했다.

아파도 군인은 군대에서 있어야 한다는 큰아들 말이 매우 듬직했다.     

우리 아들들이 이렇게 자꾸 아픈 이유가 나 때문인 것 아닌지.. 

생각하다가 다시 생각을 바꾸고 이제부터라도 신경 써주자 잘해주자. 어렸을 때 못 해줬던 엄마 집밥을 만들어주자. 글을 쓰면서 우리 가족들의 소중함을 느낀다.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아이를 챙겨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이제는 지우려고 한다.

과거를 생각하면 안 된다. 가족을 위해 나 또한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으니 그 시간들이 무의미한 시간들이 아님을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엄마도 나름 그 시간들을 헛대이 보내지 않았음을 보여 주어야 겠다.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고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난 내 이야기를 적는다.

두 아들을 키우면서 병원에 매일 갔던 일, 아이가 아플 때면 쩔쩔매면서 회사 다녔던 일,

유치원은 어디로 보내야 할지. 학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모든 일들이 아이를 중심으로 내 일상이 돌아갔다. 직장에서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와서 아이들을 씻기고 먹이는 일이 힘든일은 아니였다.

아이들이 예쁘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다녔다. 


그 시간들이 헛대다고 할 수 없다. 그때는 불량 엄마였지만 지금부터는 모범 엄마가 되고 싶다.

이 시간들을 이겨내서 엄마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일을 하며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난 오늘도 공부를 한다. 학습하고 내꺼로 만들기 위한 임계점을 넘어 보려고 한다.     

김주난 작가님의 “66일습관혁명” 이라는 책에서 피터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면, 피터드러커는 “ 자기관리가 인간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 혁명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기관리는 기술이 가져온 변화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할 것이라고 했다.


피터드러커의 말처럼 자기 관리는 인간과 관련돼서 혁명적이 것이라 생각한다. 난 아들들에게 인간관계 이기전에 엄마와 아들이라 생각해서 소리치고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제는 반성하고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며 사랑한다. 앞으로 우리 가정에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난 자기관리가 중요한 것을 알고 있으면서 나를 관리하지 않았다.

앞으로 나를 위해 운동과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관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기록을 남기고 싶다. 오늘도 나의 유리멘탈 강화를 위해 독서와 글쓰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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