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가 보고 싶다.

기억 속 그 아이

by 성희

그 아이(1)

‘내 사랑하는 그대여~ 정말 가려나~

오 그 대여 이 한마디 잊지 말아요

지금까지 너를 정말 사랑했다고’


노래마다 떠오르는 시절과 사람이 있다.

뜬금없이 과거에 스쳐 지나갔던 그 아이가 생각난다.


커피숍 아르바이트할 때 같이 일했던 한 아이가 떠오른다.

올빽머리를 하고 배기팬츠 스타일의 정장 바지, 구두를 신고 있었다.


00 지하철역 근처에 있던 커피숍은 매장이 넓었다. 사장이 관리를 하긴 했지만 대개는 매니저급 사원이 한 명 있었고 대여섯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그곳에서 일을 했다. 그 아이, 나처럼 휴학생 2명, 군대 입대를 앞둔 아이, 가출 소녀 그리고 매니저 이렇게 6명이었다.


그 아이는 이전에 공장에서 일했다고 했다. 이 일을 해서 컴퓨터 그래픽 학원을 등록을 할 꺼라고도 했다. 자신의 꿈은 디자이너라고 씩 웃으며 말했던 모습이 떠 오른다.

첫인상은 좀 그랬다. 소위 ‘날라리’ 느낌이었다. 그것도 촌스러운! 사람이 묘하다. 당당한 사람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다. 올빽 머리에 흰 구두를 한, 촌스러운 모습도 그 아이의 당당함에 그것들도 독특하게 보였다. 그 아이는 자신의 과거도 웃으며 편안하게 말하곤 했다. 가난한 집, 그저 그런 부모도 아무렇치 않은 듯 말했다. 그래서 그 아이가 좋았다. 나보다 몇 살 아래였던 그 아이는 나에게도 잘 대해주었다. 안타까웠던 건 돈을 아끼느라 밥값도 안 썼다는 거다.


그 아이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흥얼흥얼 뭐가 그리 기분 좋은 지 매장 바닥을 청소를 하면서 그 아이는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불렀다. 빗자루를 마이크 삼아 ‘오 그대여 이 한마디만 해 주고 떠나요~지금까지 나를 정말 사랑했다고~~~’ 슬픈 노래인 것 같은데 그 아이는 신나게 불렀다. 나는 그 아이의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갔다.


그 아이는 이야기꾼이었다. 나는 그 아이 이야기 듣는 게 좋았다. 어느 날은 자신이 살던 집 이야기를 해주었다. 동네 모습이 어떤 지 자신이 그 동네에서 어떻게 지냈는지에 관한 것 들이었다.


그 아이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지 문뜩 궁금해지는 날이다.




대학교 2학년 때 나는 부모와 상의 없이 휴학을 했다. 그때가 나에게는 사춘기였다. 학교를 완전히 그만 둘 생각이었다. 해보고 싶었던 애니메이션 학원도 알아보고 아르바이트도 했다. 엄마에게 그전까지 나는 착한 딸이었다. 말썽 한번 안 부리고 그러게 학창 시절을 보냈다. 과외를 했었는데 이것도 엄마가 아시는 분 아이들을 몇 명 연결시켜 준 것이었다. 과외 알바는 나름 저 노동 고수익이다. 그런데 다른 일도 해보고 싶었다. 휴학, 카페 알바는 내가 성인이 되어서 처음 결정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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