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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ia Youn Apr 21. 2020

쉽게 빠진 사랑은 있어도 쉽게 낫는 이별은 없다.

최고의 이별 극복 방법을 묻는 친구에게

 쉽게 빠진 사랑은 있어도 쉽게 낫는 이별은 없다. 어딘가에서 본 너무나도 마음에 와 닿는 문장이다. 어떤 친구가 최고의 이별 극복 방법을 물어봤다.  나는 해주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므로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길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사랑에 쉽게 빠져 본 적도, 쉽지 않게 빠져 본 적도 있다. 첫눈에 반한 적도, 2-3년에 가까운 시간을 알고 좋아하기 시작한 적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이별은 쉽게 낫지 않았다. 나으려면 매번 괜찮은 척을 하며 혼자 울고 또 울었어야만 했다. 혹은 이별에 익숙해져서 눈물이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건 연인 관계를 떠나서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찬가지다.


 어떤 한 사람을 내 인생에서 떠나보내는 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다. 그게 연인이든 친구이든 가족이든. 떠남이 죽음이든 이별이든 그 밖에 어떤 이유든. 쉽게 낫는 이별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후련했던 적은 있다. 힘들었던 사랑이고 다시 만나도 힘들걸 아는 사람과의 이별은 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근데 어찌 후련하기만 했을까. 어찌 후련했다고 아프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모든 이별은 아프다. 난 그래서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과의 끝을 생각해본다. 우리의 끝은 어디일까? 끝이 좋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에게는 큰 애정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그건 뇌에서 하려고 하는 노력이기 때문에 나는 끝이 좋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을 사랑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연애에서 좋은 끝이 나는 건 쉽지 않다. 결혼을 한다고 해서 좋은 끝이 되는 것도 아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고 있는가. 끝이 좋은 연애를 할 수 있는 확률은 극악에 가깝다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는 만나고 또 헤어져야 한다. 하지만 정말 좋은 사람은 헤어져도 친구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다. 현재의 연인이나 배우자에 대한 배려로 굳이 연락을 하거나 만날 수는 없더라도,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먼 훗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자. 연애는 뭔가가 좋아서 시작하는 것이지만 끝에는 결국 나쁜 사람이라고 말하며 끝나는 경우가 많다. 오랜 시간을 뒤돌아 봤을 때 그래도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을 다시 만나자. 내가 내 소중한 시간을 내어줘도 전혀 아깝지 않을, 먼 훗날에는 좋은 추억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을 만나자.


 그리고 그전에 나를 위한 시간을 조금 더 가지자. 아무랑 연관되지 않아도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들을 찾아가 보자. 일기를 써본다든지, 커피를 만들어 본다든지, 맛집에 간다든지, 집 앞을 산책한다든지, 노래를 힘껏 불러본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악기를 연주한다든지 어떤 일이라도 좋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의 삶 가운데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그게 곧 행복한 삶이다. 쉽게 빠진 사랑은 있어도 쉽게 낫는 이별은 없다고 한다. 모든 이별은 슬프다. 나는 모든 사람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내가 태어나면서 죽기 전까지 나와 온전히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뿐이다. 내가 혼자 있어도 행복할 때 비로소 온전히 남을 사귀고 만날 수 있다. 이건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혼자 있어도 행복할 때 비로소 온전히 남을 사귀고 만날 수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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