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림 출판하기 -개인출판과정
글브런치 매거진 [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의 "다이소에서 만년필도 팔다니!"중에서...
다이소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만년필도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옛날 사람인 저에게 만년필은 필기구들 중 가장 비싼 아이템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다이소에서 팔다니요?!
저의 출판 프로젝트의 종착역으로 볼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이 실패로 종료되었습니다. 역시 반전의 행운은 오지 않았습니다. 한 명의 후원자분이 두 개의 후원을 해주신 것이 전부입니다. 이 정도이면 폭망 한 결과입니다. 그 한 분의 후원자에게 죄송하네요.
"나의 그림 출판하기 -개인출판과정" 연재의 마무리를 두 번의 글로서 정리하려고 합니다. 오늘 글은 펀딩 실패에 대한 이야기와 책 판매에 대한 저의 생각으로 이루어질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배움은 실패에서 온다고 합니다. 성공에서는 자신감을 얻고요. 실패 없이 성공한다면 오만함만 얻을 것입니다. 실패에서 배우려면 실패를 직시해야 만 하겠지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폭망 한 실패라고 할지라도요.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똑똑한 머리는 아니지만 펀딩의 실패를 되돌아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크라우드 펀딩 실패의 이유.
1. 절실함이 없었다.
솔직히 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저의 생각을 실현하고 싶었던 것이 더 컸습니다. 펀딩에 성공하려면 더 집요하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돈은 절실한 사람을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2. 콘텐츠에 문제가 있었다.
콘텐츠, 책의 내용에 대한 질적 문제는 길게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매우 주관적인 문제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저의 책을 옹호하기도 어렵네요. 첫 책인 만큼 어쩔 수 없이 부족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콘텐츠에 비해 가격이 높았던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소량 제작의 한계였지만요.
3. 마케팅의 부재
처음에는 저의 모든 SNS채널에 홍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못했습니다. 갑자기 내 책 사달라고 떠드는 것이 낯 뜨겁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순수하게 그림을 이야기하고 일상의 아름다움을 설파했던 모든 것들이 책을 팔 기 위한 밑밥으로 전락할 것 같았습니다. 돈을 주고 광고를 집행할 처지도 아니었고요. 다시 절실함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그 정도로 절실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출판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판매의 방법들을 생각했었습니다.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었는데 개인이 비용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비용의 리스크를 짊어질 만큼 절실한 상황이 아니라서 아마도 펀딩 실패 후 비용이 많이 드는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책으로 찍어낼 소스는 모두 준비된 상황이니, 직접 주문을 받고 입금이 이루어지면 온라인 인쇄 서비스에서 한 권씩 인쇄 후 보내드리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책의 단가는 더 올라갈 것입니다. 지금의 샘플책과 다른 결과물이 될 것이고요. 이미 확보된 책의 내용을 전자책으로 판매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자책 판매 플랫폼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더군요.
돈이 관련된다면 반드시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할지라도요. 다음 연재글은 출판 과정 전체를 아우르는 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재의 마지막 글이기도 하겠지요. 어떤 마무리로 끝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