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TV 외화 시리즈들
(TV 외화 시리즈 "초원의 집 (Little House on the Prairie)" "천사 조나단 (Highway to Heaven)" "사랑의 유람선 (The Love Boat)"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평일 TV 외화 시리즈들은 저녁 10시 이후에 방영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린아이였던 저에게는 부담스러운 시간대였습니다. 반면 주말 TV 외화 시리즈들은 초 저녁때쯤 방영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주말 외화들은 상대적으로 착한(?) 드라마들이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제 또래의 사내아이들에게 착한 외화들은 관심밖의 사항이었습니다. 저도 예외적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아이들보다 착한 외화들을 제법 본 것 같습니다.
TV 외화 시리즈들 중 착한 것으로 따지자면 이 외화, "초원의 집"을 빼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드라마로 비유하자면 "전원일기"라고 해야 할까요? 초원의 집을 보며 느꼈던 감동이 이후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으로 이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초원의 집"의 아버지 역을 맡았던 배우 "마이클 랜던"은 그 시절 외화 시리즈에서 매우 독특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착한 외화들의 단골 주연 배우였고, 한번 맡은 배역을 오래 연기하는 장수 시리즈의 대표 배우였습니다.
"보난자"라는 외화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저도 잘 모르는 시리즈인데, 마이클 랜던의 초기 출연작으로 되어 있네요. 검색을 해보니 1959년에서 1973년까지 방영되었다고 나옵니다. "초원의 집"은 1974년부터 1984년까지 방영했더군요. "초원의 집"이후 그는 또 다른 착한 외화 시리즈로 돌아오는데 그 시리즈가 "천사 조나단"이었습니다. 이 시리즈도 1984년부터 1989년까지 이어졌다고 하네요. (방영 연도는 미국 기준입니다. 국내 방영 일자와 다릅니다.)
"초원의 집"은 서부 개척기의 한 가족과 이웃들의 이야기입니다. 서부 시대극이라고 하면 총싸움만 떠올렸던 어린 저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었습니다. 처음에는 챙겨보지 않다가 어느 순간 그 착한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놀랍게도 원작 책까지 사서 보게 되었습니다. 내 돈 주고 구입한 첫 책이었습니다. "천사 조나단"은 세상에 내려온 천사의 이야기입니다. "마이클 랜던"이 천사였죠. 이 시리즈 또한 점퍼차림의 천사라는 파격적인 설정이 참신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이클 랜던"표 착한 외화 시리즈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국적인 볼거리와 착한 이야기, 둘 다 잡은 외화 시리즈가 있었습니다. 약간의 유머도 곁들인 매력적인 시리즈였죠. 바로 "사랑의 유람선"입니다.
외화 시리즈 "사랑의 유람선"은 놀랍게도 호화 유람선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더 "유람선"이라는 존재가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꿈에서나 그리던 유람선을 외화 시리즈로 대리 체험하는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사랑의 유람선"은 선장을 포함한 승무원들이 고정 배역이었고, 유람선에 승선하는 손님들의 이야기가 매회 새롭게 전개되었습니다. 그 구조는 SNL (Saturday Night Live)의 크루와 호스트로 구성된 시스템과 비슷해 보이네요. 손님으로 등장하는 배역에 실제 다양한 스타들이 많이 출연했었습니다. 이 외화도 1977년부터 1986년까지 지속했다고 합니다. (방영 연도는 미국 기준입니다. 국내 방영 일자와 다릅니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콘텐츠들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장수하는 콘텐츠들은 "착한 것"들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외국 콘텐츠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콘텐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원일기",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전국 노래자랑" 등등 슴슴 하지만 그 맛을 알면 헤어 나올 수 없는 평양냉면 같다고나 할까요?
https://youtu.be/Vk-duNiiZEQ?si=91UITcyeCMD1VfMG
https://youtu.be/fPaWdd8auiE?si=e6p7aL_eVSP0EQo8
https://youtu.be/ZjPLiKNDAmY?si=ydQP48vF-6fY95T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