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게 일어난 일의 결과가 아니라, 나는 내가 선택한 것의 결과이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의 말이다.
지나간 일은 지나 간대로 다 그 의미가 있었다. 오늘의 새로운 삶을 묵묵히 살아내고 있다. 어제의 지나온 삶을 끄집어내어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 당장 오늘을 살아갈 에너지도 방전되어 가고 있는데. 어제의 삶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냥 내버려두고 잊어버려라. 생각이 나는 나는 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 내는 것이다. 오늘의 삶의 내일의 삶이 되는 것이다. 지금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면 내일의 삶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야 한다.
마당에 심어 놓은 복숭아 나뭇잎이 물어 들어가고 있다. 골목길 담벼락에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감나무에 감들도 발그레 물들어가고 있다. 이름 모를 나무의 잎들이 붉게 물들고 있다. 우리 집 골목길 가을의 전령들이 하나둘 도착하고 있었다.
나뭇잎이 물들고, 바람이 불고, 과일나무의 과일들이 익어가는 것은 그 자리에 있기로 선택한 결과이다. 봄에 복숭아나무를 심기로 선택하고 그 자리에 복숭아나무를 심었기에 가을의 복숭아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은 선택의 결과이다.
삶은 선택의 결과이다
잘한 선택. 잘 못한 선택 같은 것은 없다. 선택의 결과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때가 되어 봐야 안다. 며칠 전 새로 산 스마트폰의 화면이 고장 나 버렸다. 구매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았기에 속상했다. 30분 거리에 있는 서비스센터로 갔다. 투덜투덜 마음은 기다리는 시간조차 허락하고 싶지 않았다. 최신폰 사용하지 않고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그냥 이용했더라면. 그때 새로 스마트폰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후회가 밀려왔다. 신경질이 났다. 30분 넘게 기다림 끝에 수리기사님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다. 뭐 딱히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얼마 사용하지 않는 스마트폰 고장의 원인을 물어보았다. 돌아오는 대답은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다시 30분이 지난 후 수리가 끝난 스마트폰을 받았다. 부품을 교체하고 난 뒤 스마트폰은 정상 작동을 하고 있었다. 여전히 원인은 알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현상이 또 생기면 그때도 새 부품으로 무료 수리를 해주겠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잘못된 선택의 연속이라고 생각했던 하루였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 수리한 스마트폰은 전과는 달리 반응속도가 빨라져 있었다. 이미 벌어진 일이었고 그 선택의 결과도 내가 받아들여야 했던 나의 것이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선택은 그 당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으니까.
후회보다는 용기를. 실망보다는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