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지 않은 아름다움

by 박모카

캐나다는 다인종 국가이지만 은근히 인종끼리 섞여서 뭉치지는 않는 느낌이다. 예를 들어, 써리에 가면 길거리 사람들이 대부분 인도사람들이다. 리치몬드에 가면 중국인이 대부분이다. 길을 걷고 있는데 중국어로 말을 걸어왔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닐 정도로, 그냥 중국에 온 느낌이다. 캐나다하면 떠오르는 백인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햄버거를 팔고 서버들이 몸에 딱 붙는 배꼽티를 입는 펍 같은 곳에 가면 다들 어디있다가 나왔는지, 대부분이 백인이다.


내가 커뮤니티 센터에서 수업을 듣기로 선택했던 것은 포터리 클래스다. 물레를 직접 돌리며 도자기를 만든다는 것이 재미있어보였다. 실제로 선생님은 꽤 유쾌하신 영국사람이었다. 수업을 같이 듣는 학생들도 나만 빼고 전부 백인이었다. 특정한 곳에 가면 특정 인종만 보이는 캐나다가 신기했다.



선생님께서 시범으로 도자기를 한껏 만들고서는, '어이쿠'하면서 일부러 도자기에 생채기를 냈다. 선생님은 다음 수업에도, 또 그 다음 수업에도 계속 '이렇게 하면 안돼요~'라며 하면 안되는 모든 행동을 직접 보여주셨다. 그러다 문득, 'maybe our lives are meant to be (like this)'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셨다. 손으로 도자기를 굽는다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완벽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무리 잘하고 싶고,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도 뜻대로 되지 않고 큰 실수를 반복하는게 우리 인간의 인생이라는 말처럼 들였다. 이 말은 내 귓가에 맴돌았다. 그리고 인생은 그런거라고 받아들이니 적어도 도자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는 마음이 편해졌다. 손톱 자국이 나거나, 도자기가 찌그러져도 '원래 그런거지'라는 생각을 하니, 완벽한 모습의 작품을 만들지 않아도 되었다.



지금 사는 집에 있는 가구는 정말 별로다. 이렇게 오래되고 성능이 지하를 뚫고 갈 정도로 안좋은 가구는 살면서 처음 보는 정도다. 그런 침대에서 자는데, 갓난쟁이 아기를 여기에 올려두면 세상 무너져도 혼자 자고 있을 것 같이 깊게 쿨쿨 잠들어버린다. 왜 그런가 이유를 찾아봤더니, 침대가 푹 꺼지기 때문이었다. 아기를 눕히면 자동적으로 리클라인이 되어버려서 아기가 속을 개워내지 않는 경사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역류방지쿠션이나 바운서같은 제품은 경사가 너무 커서, 아기를 재우지 말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 침대는 눈으로 보기만 한다면 경사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세월이 흘러 만들어진 경사였다. 때문에 아기가 편하게 자기에 딱 편하면서 동시에 기도가 막혀 돌연사를 하는 걱정을 하지 않기에 완벽한 물건이었다.


처음에는 이 침대를 쓰며 '내가 왜 이렇게 열악한 환경을 찾아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라며 내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건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완벽한 아기 침대라며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꿨다. 완벽하지 않은 것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는 모순적인 생각이 들었다.


도자기 선생님이 이걸 한참 보고 계시다가 나에게 건네주셨다. 나는 '으악 이게 뭐에요?' 라고 물었다.
아이들이 만든 버섯이라고 했다. 그러자 그 물건이 마법처럼 귀여워보였다. 하지만 리액션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마음속으로 귀여워귀여워 역시 아이들은 너무 귀여워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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