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는 사랑의 생존자 님이십니다!
다음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에 동그란 도넛을 간식으로 나눠주었다. 마침 출출했는데, 어워즈 퀄리티보소? 시상식에 참가한 사람들은 기쁜 마음으로 말랑한 도넛을 입에 넣는 순간 으드득! 바삭한 딱딱함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거... 크런키 도넛이었...어?
두구두구.
Q. 올해의 겉촉속바상을 수상한 소감은?
세상에, 몇 번을 다시 읽었는지 모릅니다. 처음엔 ‘겉바속촉’로 읽었어요.
그런데 ‘겉촉속바’라니—
오래 알고 지낸 친한 친구들이 제게 하던 말과 묘하게 닮아 있어 피식 웃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감히 이 영예로운 그레이 어워즈의 수상자라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장군아아~ 엄마 위해 레드카펫 깔아라!
…응? 똥 쌌다고…?
갑자기 무대 아래에서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녀가 안절부절못하자 선배맘인 내가 호닥닥 뛰어내려 갔다 왔다. 장군님은 유모차에 앉아 1열에서 엄마의 영광의 순간을 지켜보았다.
Q. 반대하는 결혼에도 성공하여 살아보니 어떤지? 부모의 의견은 중요한가?
‘반대하는 결혼’은 모르겠지만, ‘결혼’ 자체는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덤처럼 따라오는 ‘육아’도… 아주 좋습니다. 이기적인 인간을 조금씩 깎아줘서 쓸 만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이랄까요?
저는 결혼 자체는 모두에게 엄청 추천합니다. 특히 ‘반대하는 결혼’은 정말 배수진을 치는 것이기 때문에… 친정으로 도망갈 곳도 없죠! 삶의 진검승부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 하하. 저 혼자 죽을 순 없죠. 일어나라, 기혼자들이여! 결혼을 추천하라!
결혼은 가능하면 양가 부모님의 축복 속에서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부모님 말은 놀랍도록 정확했고, 거기에 예고 없는 복병들은 또 따로 나타나죠. 대부분은 “반대하는 결혼은 하지 않는다”가 정답일 듯싶습니다.
다만 저는 후회가 없습니다. 엄마가 걱정했던 경제적인 부분이나 삶의 편의성 부분에서는 분명히 어려움이 있지만, 그간 채워지지 못했던 갈급한 결핍들이 새로운 가족이 채워주고 있고요, 결국 채워지지 않는 어떤 부분들은 타인이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깨달음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한번 꽂히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라 이 결혼을 안 했으면 평생 후회했을 겁니다. 그리고 결혼할 때 이미 이혼까지 각오했었기 때문에… 저희 엄마와의 관계도 조금 특별합니다. 엄마라기보다 제겐 딸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그때 엄마 말을 들었으면, 정말… 죽을 만큼 후회했을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겉촉속바’상을 수상하기에 저는 아주 적합한 성질머리를 갖고 있네요.
https://brunch.co.kr/@love-survivor/1
첫 화부터 도파민 뿜뿜이었다. 아니 브런치북 제목에서부터 이건 클릭 안 하고는 배길 수가 없었다. 《나는 엄마가 반대한 결혼을 했다》?
게다가 류귀복 작가님이 강력 추천했던 작가님인지라 첫 화부터 인산인해였다.
일단 제목 합격! 그냥 합격도 아니고 낭만합격~
제목이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게 글쟁이 인생이다.
Q. 만약 아이가 내 성에 안 차는 짝을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
아마 이렇게 말할 것 같습니다.
“음… 이 부분은 조금 불안해 보인다.”
“하지만 선택은 너의 몫이다.”
제가 경험(?)상 아는데, 이렇게 말해주면 오히려 더 불안해하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혹시 지금 자녀분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고 하나요?
그럼 제가 망설이게 만드는 모든 취트키,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허허허.
결혼은 본격적인 ‘홀로서기’이고, 보통은 육아라는 책임까지 함께 오기에 결국 본인이 온전히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요즘 사람들이 가끔은 너무 겁을 내서 정말 원하는 것보다는, 적당히 안전해 보이는 ‘평균의 선택’으로 타협할 때가 많다고 느껴요. 심지어 배우자 선택에서도요.
그래서 제 아이가 제 반대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끝까지 선택할 용기를 지녔다면—
그 순간 제 속이 부글부글 끓더라도, 응원해주고 싶다는 게 제 바람입니다. 그리고 혹여 실패하더라도 돌아와 기대고 울 수 있는 ‘언덕’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초보 엄마라 그런 판타지 정도는 있습니다.
https://brunch.co.kr/@love-survivor/7
그녀가 사용했던 비기를 내가 대신 공개해 본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그녀의 말이 옳다. 성에 안 차도 뭐 어쩌겠는가. 자기가 그 선택이 맞다는데. 나 역시 쌍수 들고 반기 들 자신이 없다.
Q. 어떤 사람이랑 결혼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는가?
세상에,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 제가 이걸 대답할 깜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생각을 합니다. ‘어떤 사람과 결혼하느냐’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위기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무너지는지, 실패 앞에서 어떻게 대응하는지, 감정 조절이 안 될 때 어떤 반응을 하는지—이걸 알고 있으면 상대를 어떻게 상처 줄 수 있고, 내가 어떤 것에 더 예민한 지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눈엔 예쁘고 잘생겨 보여야 합니다!
https://brunch.co.kr/@love-survivor/4
이 글을 보면 작가님의 남편 분인 H군이 존잘 미남(?)이라는 걸 추측해 볼 수 있다.
역시 잘생기면 다 용서되는 것이다.
이 질문은 내가 미혼이었을 때 기혼자들에게 하고 다녔던 질문이었다. 그녀는 좀 더 지혜롭고 통찰력 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나는 나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결혼이 하고 싶다는 이유로 무작정 짝을 찾다가 그만...(쿨럭쿨럭)
결혼을 하기 위해선 일단 나를 알고 나 자신이 스스로 설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Q. 웃으면서 진상민원인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스킬을 연마할 수 있는 비결은?
비결은… 없어요. 왜냐하면 그런 스킬이 애초에 별로 없어서요. 저는 원래 좀 잘 웃는 편이고, 화를 내면 이상하게 더 웃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웬만하면 소심하게 참습니다. 집에 와서 그 사람을 과장되게 희화화하며 나름의 복수를 하죠.
글에서는 쿨하게 진상 대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의 저는 그냥 웃으면서 참고 제대로 한마디 못하는 소심쟁이입니다.
https://brunch.co.kr/@love-survivor/24
그녀의 인기만발 첫 브런치북이 완결 나고 새로 시작한 연재물. 처음엔 교사로서 겪는 에피소드를 가볍고 유쾌하게 엮은 내용이라고 생각했다. 웬걸? 읽다 보면 이건 학원물의 탈을 쓴 복수물이었다. 복수 방법도 신선하다. 웃으면서 눈눈이이로 복수해 준다.
포인트는 웃.으.면.서. !!
나도 이래저래 진상민원인이나 빌런들을 일터에서 자주 마주치곤 했는데 감정 조절이 잘 안 됐었다. 그녀처럼 평화롭지만 강력한 훅으로 한방 먹일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 조금 덜 스트레스받았을 텐데. 매 회차 이번엔 어떻게 웃으면서 복수할까 보게 되는 맛이 있다.
https://brunch.co.kr/@love-survivor/26
최근 레전드 회차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회차가 생겼다. 그녀는 학생들에게조차 만만한 듯 만만하지 않은 대상이었다. 나라면 저런 문제아보면 혈압부터 오르고 복장터져서 몸져 누울 것 같은데 그녀는 엘레강스하게 대처한다. 심지어 자기 편으로 만들기까지? 겉은 촉촉하나 그 안의 바삭함이 확실하시다.
Q. 교사 업무를 하면서 크게 상처받은 적은 없었는지?
분명 있었던 것 같거든요. 아이들에게도, 학부모님들에게도,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도. 그때는 주변 선생님들이 “너 정말 괜찮니?”라며 진심으로 걱정해 주셨죠. 그런데 이상하게… 상황은 기억나도, 감정은 기억이 안 납니다. 참 신기해요.
이 대답을 듣고 나니 바로 이어서 떠오르는 질문이 있었다.
Q. 교사라는 직업이 본인과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네. 저는 꽤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예체능을 전공했습니다. 정말… 재능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부모님이 반대했는데도 제가 밀어붙여서 갔거든요.
그러고 보니 원래 저는 이런 인간이었네요... 공부에서조차... 부모님이 반대하는 공부를 했었네요. 하핫. 못하는 일을 전공 삼았을 때의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저는 잘 압니다. 그런 점에서 교사라는 직업은 “내가 못해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 제일 큰 만족입니다. 또 저는 매일 똑같은 쳇바퀴 생활을 좋아하는데, 학교는 너무나 쳇바퀴 같습니다! 이 말하면 놀라시겠지만, 방학도 안 좋아합니다. 보충수업을 몇 주씩 열곤 했어요. 제가 좀… 변태 같죠?
무엇보다 사람 관찰하는 걸 좋아합니다. 매년 새로운 십 대 아이들을 만나면서 어른들보다 훨씬 유연한 존재를 매일 보는 게 참 재밌어요.
이 다음 연재로는 전공을 가지고 부모님과 갈등하는 내용을 담아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교사들을 보면 항상 하는 말이 학부모들이 못살게 군다, 애들이 힘들게 한다,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곤 한다. 그런데 그녀는 의외로 주변인들에게 쿨한 듯하다.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 아무래도 교사가 천직인듯하다! 이후에 기억에 남는 학생에 대해서도 물어보았지만 한 해가 지나면 그냥 가슴속에 묻고 잊어버린단다. 망각은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이라고들 하는데 그녀는 기가 막히게 그 지점을 잘 활용하고 있는 듯했다.
Q.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다면?
지방에 내려와 혼자 아기 키우니 정말 너무 무료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검색을 통해 알게 된 류귀복 작가님 책을 읽고 “아, 써보자” 하고 바로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특별한 목적은 없습니다. 그저 무료한 일상에 작은 활기를 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제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사실이 큰 힘이 됩니다. 다른 분들의 글을 또 읽으며 재밌게 즐기고, 때로는 자극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그녀의 글은 가볍게 읽기 좋으면서도 따뜻하다. 예상외로 풀어나가는 독특한 에피소드들. 전문 작가처럼 심오하게 문장을 구사하거나 그러진 않지만 옆집 이웃의 친근함 같은 게 느껴진다. 안 그래도 신경 쓸 것도 많고 스트레스가 다반사인 우리네 삶에서 그녀의 글은 잠시 휴식처럼 쉬었다 갈 수 있는 글이다.
그건 그녀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무료한 일상에 활력이 되는 글쓰기. 글쓰기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나 목적이 없기에 편안하게 읽기에 좋다.
Q. 빨리 다시 복직하고 싶은지, 아니면 육아가 더 좋은지?
솔직히… 빨리 복직하고 싶습니다. 출근하는 남편이 너무 부러워요. 하지만 10개월 가까이 육아 루틴이 잡히니 “육아도 괜찮은데?” 싶은 요즘입니다. 아이도 점점 예뻐지고요. 남편을 보니, 복직하면 하루에 아이 볼 시간이 고작 1시간 남짓이더라고요. 그래서 휴직 기간 동안은 아기를 실컷 보고 싶습니다. 아마도 정말 소중한 시간이겠죠?
그녀의 눈빛이 그렁그렁 빛나고 있었다. 차마 거기에 대고 18181818개월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지 못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2026년 계획이 있다면?
첫째, 제 취향 100%의 순정만화 같은 소설을 꼭 하나 써보고 싶습니다. 둘째, 영어회화를 다시 배워보고 싶어요. 남편이 매일 전화영어 하고 공부하는 걸 보니 저도 초등학생 수준의 간단한 일상 회화라도 꾸준히 해보고 싶어 졌어요. 그리고 그 과정을 브런치에 남겨보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둘 다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2026년 그녀의 행보도 더욱 기대가 된다. 물론... 그녀가 원하는 대로 글을 쓰려면 장군님이 다시 루틴대로 잘 자줘야 할 테지만.
https://brunch.co.kr/@love-survivor/25
최근 그녀는 피치 못하게 휴재를 선언했는데 장군님의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하니 곧 더 알차고 재미난 에피소드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브런치 독자님들께 한마디?
존재만으로 감사합니다. 읽어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마음, 늘 느끼고 있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원하는 일들이 다정하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Behind the Scene]
1. 이렇게 4번째 수상자까지 공개되었습니다. 약속대로 수상자 공개 순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제가 추종하게 된 순서 입니다!
단순히 좋아하는 거랑은 또 다릅니다. 제가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쫓아다니게 된 순서라고나할까요. 제가 브런치에서 댓글 달면서 따라다니는 작가님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몇 분 안 계십니다. 따라서 그 순서도 기억하고 있죠. 이는 구독 순서하고도 다릅니다. 구독만 해놓고 방치해 놨다가 제 맘속에 들어오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소위 김하진 작가님이 제일 비슷하게 말씀해 주셔서.. 상품을 나중에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2. 갈수록 어워즈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번주는 수상자를 한 분만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