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공연을 위한 만반의 준비

by 김정배

나의 첫 번째 버스킹을 한 시간여 만에 아쉽게 마친 나는, 곧바로 Big W(멜버른 내의 대형 쇼핑몰)로 달려갔다. 흰색과 검은색 면 티셔츠를 각각 한 장씩 샀고, 몸빼바지를 닮은 흰색 고무줄 바지를 샀다. 그리고는 페브릭 물감과 휴대용 스피커까지 마저 구매하고서는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왔다. 같이 살던 셰어하우스 메이트들이 나의 첫 버스킹을 궁금해했다. 관객은 많았는지, 호응은 좋았는지, 돈은 얼마나 벌었는지 물어왔지만, 이미 나는 공연복을 제작할 생각에 정신이 반은 나가 있었던 것 같다.

먼저 검은 티셔츠의 재봉선을 따라, 양쪽 소매를 도려내어 조끼 모양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사선 모양으로 노란색과 파란색, 빨간색을 칠하여, 삼색띠 모양을 그려 넣었다.
하얀색 티셔츠를 입고, 그 위에 방금 삼색띠를 색칠한 검은 조끼를 얹어 입으니, 제법 한국에서 입었던 민복과 더거리의 느낌이 나는 것 같았다. 공연복 구색을 나름 갖추고 나니, 벌써부터 버스킹 공연을 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였다.

어제는 나의 휴일이라 상관이 없었으나, 오늘은 다시 호텔에 일을 하러 나가야 했다. 호텔에서 하우스키핑 일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짐을 챙겨 버스킹을 나갈 수도 있었지만, 왔다 갔다 거리에서 버려지는 한 시간 여의 시간이 아깝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아주 버스킹 준비를 하여, 호텔로 출근을 하였다. 내가 일하던 호텔에서 스완스톤 스트릿까지는 10분이면 충분히 걸어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부랴부랴 아침부터 한 짐을 지고 호텔을 출근하자, 같이 일하던 형, 누나들 뿐만 아니라, 나의 외국인 호텔 매니저까지도 나의 이상한 짐 보따리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캐리, 저 어제 버스킹 퍼밋 받았어요. 이따가 일 마치고, 시내에서 공연할 건데 구경하러 와요!”

내가 버스킹에 처음 사용한 노래는 싸이의 <We are the one>이라는 곡이었다. 선곡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는 노래의 전주부터 후렴구에 이르기까지 꽹과리와 장구, 태평소와 가야금, 그리고 징의 소리가 들어가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소리를 알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는 노래의 전개였는데, 처음에는 리듬이 천천히 시작하여, 점차 노래에 속도가 붙는 것이 내가 열두발 상모를 돌리는 가속도와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 노래에 맞추어 열두발 상모를 돌리다 보면, 나중에는 노래의 전율에 내가 취해 내 심장 박동을 스스로 주체할 수가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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