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yakonohime Jun 04. 2020

27. 아빠, 사랑해요.

아빠와의 이별

2020년 2월 6일 (목)


추모 공원 계약을 급하게 하는 바람에 구비 서류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했다. 내일 삼우제를 지내러 가서 제출하기로 했기 때문에 오전 중에 동사무소에 가서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고 엄마네로 간다.

엄마네 집에서는 호주에서 온 동생네 부부가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었다. 아빠가 쓰시던 방을 정리 및 청소하고, 이제 막 점심을 먹으려고 짜장면을 주문했다고 한다. 큰 동생은 어제 추모 공원에서 받아 온 비문 샘플 디자인을 보면서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었다. 상의 끝에 비문에 넣을 구절은 “항상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편히 쉬세요.”로 하기로 했다.


내일 삼우제 제사 음식을 어떻게 할지 이야기한다. 엄마가 지쳐 있는 상태라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주문을 하자고 하는데, 그냥 나는 간소하게 우리가 준비해서 가져가자고 했다. 아빠가 좋아하시던 떡과 술, 마지막에 드시고 싶어 하셨던 포도, 사과, 배, 포 등을 준비해서 가져가기로 했고, 내가 집에 가는 길에 준비해서 내일 가져오기로 하고 엄마네 집을 나왔다.


집에 가서는 추모 공원 계약 서류를 챙기고, 방명록에 있는 이름 중 아빠 휴대폰에서 찾을 수 있는 연락처를 찾아 간략한 감사 메시지를 보낸다.

“저는 XXX 씨 딸입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도 불구하고 추운 날씨에 찾아와 주신 것 저희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알려져 찾아와 준 내가 다니고 있던 회사의 한국 사무실 직원분들과, 급하게 조의금을 걷어 보내준 싱가포르 사무실 직원분들에게도 간단하게 감사 메일을 썼다.

이전 12화 26. 아빠, 사랑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