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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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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숲길
Aug 22. 2024
녹아내립니다
눈물
인 듯
촛농
인 듯
드르륵 돌이 마주 돌 때마다
오래 묵은
아픔
이
녹아내립니다
무엇 때문에 아파했는지
기억나지 않을 만큼
걸쭉하게
녹아내립니다
다시
숨을 고르며
응어리진
설움
한 줌
가만히 넣어줍니다.
오래전에 가만히 맷돌을 바라보다가 지은 시입니다. 맷돌에 콩이나 곡물만 갈 것이 아니라 아픔과 설움도 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지쳐서 쓰러질 것만 같은 날, 그냥 가만히 앉아서 맷돌 구멍에 설움과 눈물을 넣고 드르륵드르륵 갈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속이 한결 시원해지겠지요?
<글. 사진: 숲길 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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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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