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표의 맹점

'껑충' 뛰기보다는 '깡총' 뛰기

by 이진

 새해는 가장 목표를 만들기 좋은 때다. 누구나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 하나쯤은 가슴에 품는다. 가령 금연이나 운동, 외국어 공부는 단골손님이다. 새로 산 다이어리에 써두기도 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전포고를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두세 달 만 지나도 목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잊고 지낸다. 이미 이번 해는 글렀다고 단정 짓고 다음 해를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다음 해에도 할 수 없다면? 그다음 해에도, 그다음 해에도 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프로듀스 101'의 배윤정 선생님이 생각나는 촌철살인 어구다. 그런데...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껑충' 뛰기보다는 '깡총' 뛰기


 이제 무언가를 바꾸고 해내기로 결심을 했다면 그것만은 꼭 지켜야만 한다. 약속을 어기는 것도 내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약속을 늦는 친구는 항상 늦고, 지각하는 친구는 항상 지각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왜 사람들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목표가 처음부터 너무 대단하기 때문이다. 예시를 한 번 들어보자. 최근 배달음식을 너무 자주 시켜먹은 탓에 한 달 새 5kg이 불어나버린 두 사람이 있다. A는 오늘 갑작스레 다이어트 의지가 불타올라 하루에 30분씩 달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저녁도 굶었고, 운동장 열 바퀴를 돌며 뿌듯하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반면 B는 하루에 딱 5분만 달리기로 결심한다. 식사를 조금 이르게 마치고, 저녁시간에 나와서 5분을 달렸다. 이 둘 중 누가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앞선 예시가 이토록 현실적인 이유는 A와 B의 상황 모두 나의 경험담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나의 과거 인생 자체가 A로 묶여 있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뭐든 한 번 마음을 먹으면 열정을 불태우며 시작하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냄비근성으로 일을 오랫동안 지속하기는 어려웠다. 일 년 전 A처럼 운동의 필요성을 느꼈을 때가 있었다. 1일 차에 30분을 달렸고 3일 차부터는 1시간씩 달렸다. 이러한 과욕이 불러온 결과는 처참했다. 며칠 후 달리기는커녕 걷지도 못할 정도로 발에 부상을 입어서 이후 오랫동안 운동을 쉬어야 했다. 일주일 달리고 한 달을 내리 쉬다니, 이렇게 미련할 수가 없었다. A방식의 태도를 반성하는 시기였다.


 발이 점점 회복한 후에는 B처럼 해보자는 결심을 했다. 하루에 5분씩 매일 달리되 일요일은 운동을 쉬었다. 한 달을 꼬박 채우고 다음 달이 되어서 시간을 조금 더 늘렸다. 이렇게 매달 5분씩 달리는 시간을 늘려나갔다. 그리고 지금은 1시간도 넘게 거뜬히 달릴 수 있는 근력과 몸을 만들어냈다. 만약 내가 A방식을 지속했다면 절대 이룰 수 없었던 결실이다.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태도는 어떤 위대한 약속이더라도 이룰 수 있도록 만든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단지 매일의 과제에 집중하고 시간의 흐름에 배팅하는 일뿐이다.


 아주 사소하더라도 나와의 약속을 매일 지켜 나가다 보면 자기 효능감이 생긴다. 이것도 해냈으니 저것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바로 자기 효능감이다.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일수록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 믿음이 있으면 뭘 해도 잘할 수 있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대단한 약속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소한 약속이 하나 둘 모여서 이루다 보면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이다. 만일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꿈이 있다면, 한 번에 모두 해치우려고 하지 말고 최대한 조금씩 쪼개어서 시작해보자. 가령 아침에 글을 쓰기로 다짐했다면 기상시간을 한 번에 1시간 줄이는 것보다, 10분만 먼저 줄여보는 것도 방법이다. 아니면 저녁에 무심코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을 줄이는 것도 약속의 연장선상이 될 수 있다. 약속은 딱 한 달만 지속해보기로 하자. 아주 미세한 변화가 싹을 틔울 것이다. 긍정적인 변화를 느끼는 순간부터는 계속 해나가지 않고는 못 배길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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