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내 몸에 해주는,
나만이 해줄 수 있는 복지라고 생각한다.
운동이 ‘복지’라는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그만큼 시간을 내서
정성 들여야만 할 수 있다는 뜻이고,
또 하나는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회사에 어려움이 닥치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복지 혜택이듯,
사람도 각자의 시간을 운영하는 작은 회사와 같다.
시간, 돈, 에너지.
이 모든 자원을 내가 관리하니.
바쁘거나 힘들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게 나를 위한 복지,
그중에서도 ‘운동’이다.
나도 그랬다.
쉬는 날이 이어지면
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가며
운동은 늘 다음날로 미뤄졌다.
몸이 아프고, 일이 쌓이고,
그 와중에 가족에게 신경 써야 하는 일도 생겼다.
하루하루를 겨우 버티다 보니
운동이 끊긴 지도 모를 정도였다.
다시 여유가 생기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 며칠 사이,
운동이고 뭐고,
내 몸이 완전히 뒷전이 되어 있었다는 걸.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그냥, 다시 하면 된다.
오늘은 팔굽혀 펴기 한 세트라도.
내일은 레그 레이즈 몇 개라도.
며칠 못 했다고 해서
내가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사라지진 않는다.
중요한 건 꺾였어도,
다시 하면 되는 거다.
개그맨 박명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할명수〉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원래 독도에 가기 위해 울릉도에 갔지만
날씨가 좋지 않아 독도로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그때 제작진이 위로하듯 말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에요.”
하지만 박명수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마음이에요.
일반 사람들은 꺾일 일이 너무 많아요.
하루에도 수십 번 실망하고 포기하지만,
그래도 다시 이겨내는 게 인생이에요.
인생은 꺾임의 연속이에요.
꺾여도 계속 가지를 뻗어야 되는 게 인생이에요.
이 말이 참 오래 남았다.
꺾이지 않는 마음보다 더 중요한 건,
꺾여도 다시 하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해 보면,
인생이 언제 쉽게 풀린 적이 있었던가.
늘 어렵고,
늘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조금씩 버티며 해내다 보면
언젠가 쉬워지는 순간이 분명히 온다.
도무지 풀리지 않던 시험문제도
몇 달을 붙잡으면 제한 시간 안에 풀 수 있게 된다.
턱걸이 하나 못 하던 철봉도
몇 달, 몇 년을 매달리다 보면
어느 날 턱이 철봉 위에 닿는다.
인생이 쉬워지는 건
세상이 달라져서가 아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했기 때문도 아니다.
그냥 계속 하다 보면 강해지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다시 팔굽혀 펴기 자세를 잡는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루를 빼먹어도, 잠시 멈춰도 괜찮다.
꾸준함의 진짜 의미는
한 번도 멈추지 않는 게 아니라,
멈춘 뒤에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꾸준함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다.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그게 결국 나를 다시 세우는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