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뇌를 이해하자
내가 게으른 이유는 부지런하려는 욕심 때문이다.
올해는 꼭 책을 읽어야지.
이번에는 토익은 900점이다.
3달 안에 다이어트 15킬로 빼기.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해서 책을 읽자!
등등등..
왜 실패할까?
반대로
딱 한 시간만 더 자고 싶다...
다음 영상도 정말 보고 싶다...
비가 오니까 술에 파전이 당기네....
조금만 더하면 leve99 사냥하러 ㄱㄱㅆ...
오! 신상이다!!!! 사야지!
이런 생각들은 대부분 이루고야 만다.
심지어 별생각 없이 성공적으로 실행에 옮겨진다.
우리의 뇌는 무엇인가를 억지로 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이 나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끈다는 확신이 있더라도 절대 할 수 없다.
게으른 뇌는 회사에 지각하면 잘린다는 것을 알아도 더 자려고 한다.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 중에도 눈앞의 햄버거를 거절하기란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만큼 힘들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그것을 실현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뇌의 게으름을 이겨내고 성공하는가?
미쳤거나, 자기 자신을 극도로 학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
자신이 싫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정상인은 아닌듯하다. 그런데 우리가 언론에서 접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의외로 정상인들처럼 보인다. 자신을 학대할 수 있는 사이코패스로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노력하지 않는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너무나도 유명한 문장이라서 적어도 한번 이상을 들어봤을 것이다.
'나는 과연 즐기면서 일을 했는가?' 생각해본다면, 내가 실패했던 거의 모든 경험에서 즐기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성공은 위해서 정말 싫고,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즐거운 일은? 응? 정말 이상하기 그지없는 질문이다. 그런 것이 존재하기는 하는가??? 죽도록 싫고 동시에 즐거운 일은 이 세상에 없다. (고통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고는 들어봤다. 그렇지만 그들도 싫은데 하는 것은 아닐 테니...)
뇌는 기본적으로 일종의 보상시스템을 통해 스스로에게 만족감 또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런데 문제는 성공은 장기적 노력이 요구되는 반면, 뇌의 보상시스템은 단기적인 활동에만 작동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이런 단기 보상시스템을 극복하고 뇌가 기뻐하지 않는 행동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의 뇌가 보상 시스템과 관계없이 집중력을 발휘하는 시간은 길어야 20분에서 40분을 넘기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의 성공을 위한 학습이나 수련은 최대 40분을 넘겨서는 안 된다. (참고로 나의 집중력은 강제적 학습에서 평균 15분 내외다.)
또한 아무리 좋은 학습이라도 뇌는 그것을 직접적으로 알지 못한다. 즉, 한 두 번의 학습이나 훈련은 나의 의지로 실행할 수 있지만 수개월 또는 수년의 수련이 필요할 때는 외부의 강제력이 동원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는 외부의 강제력이 없이 스스로 실천에 옮기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고자 하기 때문에 외력에 의한 훈련이나 학습 방법은 논외로 하겠다.
우리의 뇌가 최대 약 40분 집중력을 갖는다 하더라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학습은 상당한 피로감을 동반하게 된다. 그리고 뇌는 서서히 그것에 대해 강하게 저항하려고 한다. (이래서 엉덩이 붙이고 공부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다) 쉽게 말해서 더욱더 하기 싫어지는 것이다.
이때 우리는 뇌의 보상시스템을 작동시켜 뇌에게 이것이 마치 내가 좋아하는 것 또는 하고 싶은 것이라는 착각을 심어주어야 한다.
이제부터 나의 굼벵이 뇌를 속이고 설득했던 방법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이것을 실천해 보았고 상당히 효과가 있었다.
1) 먼저 매 10분마다 작동하는 타이머를 설정한다.
(타이머는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배치한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놔두면 자꾸만 시간을 보게 되어 주의력을 흩트린다.)
2) 10분 동안 내가 계획했던 일을 반복해서 수행한다.
(단, 이 작업은 복잡하게 설계되어서는 안 되고, 매우 단순하면서 반복적으로 설계하면 도움이 된다.)
3) 알람이 울리면 즉시 10분의 타이머를 다시 실행한다.
4) 10분 동안 내가 계획했던 일을 다시 한번 반복해서 수행한다.
5) 알람이 울리면 즉시 10분의 타이머를 다시 실행한다.
6) 10분 동안 내가 정말 원초적으로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하면서 쉰다. 이때 절대로 위에 하던 작업 즉 공부나 수행 작업등을 해서는 안된다. (예를 들어 콜라 한 모금, 스트레스 풀리는 노래 듣기, 산책, 게임 등등..)
7) 알람이 울리면 즉시 10분의 타이머를 다시 실행한다.
8) 위의 작업을 반복한다.
위에 10분이라고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다. 나도 처음에 그랬으니까.. 그런데 내가 직접 실행해보니 약 5시간 정도를 거의 쉼 없이 학습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 나도 놀랐다.
자 그럼 계산해보자 내가 얼마나 학습활동을 지속했는지 말이다.
먼저 5시간은 300분이다.
그리고 나는 이 중에서 1/3의 시간을 휴식에 활용하였으니 약 100분(1시간 40분)을 놀았다.
오... 정말 많은 시간을 노는데 허비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200분(약 3시간 20분) 동안 내가 원하는 작업을 집중적으로 수행하였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예전에 나는 5시간 책상에 앉아 있으면 집중력을 올리는데 약 30분이 걸렸다. 그리고 약 1시간 책을 보고 40분 정도 졸다가 너무 피곤해서 엎드려서 1시간 자고 일어나면 다시 비몽사몽의 상태로 다시 1시간 책을 보았다. 그리고 나머지 1시간 정도를 화장실이나 군것질을 하는데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결국 진짜 집중해서 책을 읽은 시간은 40~50분 남짓..
어떤 것이 더욱 효율적인 방법일까?
나는 위의 방법이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단지, 원하는 목표나 꿈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음에도 번번이 실패하는 이유를 분석하고 싶었다. 실패하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게을러서 실패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사용하는 학습 방법을 통해 여러분도 본인의 이상과 꿈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
자신을 발전시키는 또 한 가지 도구로 활용하시길...
참고문헌 또는 자료
Marty Lobdell - Study Less, Study Smart: How to spend less time and learn more material
최유리 (2010). [브레인 신호등] 완벽한 당신이 게으른 이유. 브레인, 21, 42-43
동아사이언스 - 뇌는 왜 '작심삼일'에 더 익숙할까 2019.01.08 서동준 기자
이미지 출처
배경 핑크 뇌 그림 - freepik.com (고마워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