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다리아저씨 Jun 18. 2020

자신과의 대화 명상

오감을 점령당한 세대

지하철 버스 그리고 길을 걷는 사람들의 귀에 이어폰이 꽂혀있다.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열중하며 시간을 보낸다.


손안에 직사각형으로 둘러싸인 5인치 성벽은 나의 시선이 위험한 바깥세상으로 부터 나를 지켜주는 강력한 철옹성이다.


최근 연구되고 있는 기술들을 보고 있자니, 미각과 후각 그리고 촉감까지도 움직이는 모바일 기기로 구현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한쪽 눈을 가리고서는 사물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 수많은 기기에 의존해 사는 현대사회의 우리는 애꾸눈의 후크선장은 아닐까?



편리하고 빠르고 그렇게 하루라는 틀 안에서 많은 일들을 처리하고 끝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일과를 마무리하는 저녁시간에 오늘을 가치 있게 보내었다는 보람찬 기분은 잊고 산지 오래인 것 같다.


소통이 사라지고 세상은 아주 잘 맞아떨어지는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지만 정작 사람들 마음속에 외로움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우리 마음은 새로운 친구 편안한 관계를 갈구하지만, 고속으로 회전하는 기어 바퀴는 당장이라도 접근하는 새로운 모든 것을 갈아버릴 것 같은 모습이다.


대화는 언어로부터 시작되고 이것은 마음속 나 자신과의 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나 자신과의 대화는 명상이라는 여유에서 이루어지는데 오감을 빼앗긴 현대인들에게는 이런 명상의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명상을 위해서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편안한 음악소리에 의지해야 하는 이 세상이 이제는 진정 자연과 거리를 두고 산다는 사실을 반증해준다.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나 자신을 이해하고 보듬지 못하는 사회는 점점 더 상대방을 배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는 걷는 것을 통해 나 자신이라는 존재와 항상 토론하고 의논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즐겨왔다. 이제는 이어폰과 쏟아지는 지식들 쫓기는 일정을 쪼개서 지식을 습득하는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길을 걸으며 나라는 친구와 좀 더 친해져 봐야겠다.




이미지 출처

타이틀 배경 : Pixabay로부터 입수된 whoalice-moore님의 이미지입니다. 

이전 04화 뚜껑 없는 쓰레기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