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의 꽃과 열매 그리고 딸기
열무를 두 번 수확했는데, 꽃을 피운 하나는 잘 키우고 있다. 줄기가 튼튼하게 뻗었고 노란 꽃술과 가운데 잎맥이 도드라저보이는 작은 흰 잎 네 장을 가진 꽃이 피었다. 열매는 길쭉한 자루모양으로 영리한 씨앗이 그 안에서, 시기를 가다듬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씨앗이 펑 터져 땅으로 땅으로 자라서 다시 싹이 나고 잎이 올라올 것 같다. 열무는 여리지 않다.
딸기는 네 번 수확을 했다. 한 번에 한 개를 수확했으니 네 개를 얻은 것이다. 딸기의 줄기는 땅을 타고 여기저기 뻗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열매를 꼭 하나씩만 맺고 자라게 했다. 품종은 모르겠지만, 작은 딸기의 맛은 짙은, 잘 만들어진 딸기 디저트 같았다. 이른 아침에 밭에 가면 잎의 가장자리 톱니에 장식처럼 맺힌 물방울을 볼 수 있었다. 열매를 맺는 채소들은 꽃을 따고, 줄기를 정리하고, 잎을 솎아주는 작업을 해야 열매가 잘 열린다고 한다. 딸기는 주요 작물이 아니어서 특별히 관리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자라게 두었더니 줄기차게 뻗어나간다. 방식이 있는지도 몰랐다, 딸기가 한 개씩 열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딸기는 저온성 식물이라고 한다. 기후가 변했지만, 식물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사라진다 해도.
'텃밭 채소 같은 사람이 되겠다.' 말하려고 했는데 우리 집 딸기 식물을 보니 망설여진다. 관리되지 않은 딸기 잎은 원시의 힘이 느껴진다, 부담스럽다. 초록을 가까이하지만 나는 세련된 도시적인 사람이고 싶다. 그냥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