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를 잡고 밀고 들어간다, 잡아 당긴다.
시원하게 시선이 트인 유리문이었지만 열고 그 안으로 들어가기란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다. 그 문의 무게는 커다란 높이, 두꺼운 층의 강화유리, 그에 비해 힘이 빈약한, 보이지 않는 힌지의 조합이다. 그리고 때맞춰 바깥에서 밀어내는 바람이다.
미세한 차이를 맞춰가며 삐걱 거리는 나무문이나 얇게 소리를 튕겨내는 창호지문, 혹은 녹이 슨 철 봉으로 만들어진 대문은 제각각의 소리를 낸다. 철컥 묵직하게 열리는 앞 집 대문의 소리는 집 안에서도 그 감을 알 수 있고, 찰칵 경쾌한 열쇠 돌리는 소리는 우리 집에서 난다. 낮이나 밤이나 출입문 번호키와 현관 번호키의 삐리빅 소리를 거쳐야 조용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남몰래 오가기란 어렵다. 고요한 산책을 원한다면 음량 조절이 필요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일이란 소란스럽고 힘들어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