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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rgen Sep 24. 2021

로렌스 알마 타데마 - 더 이상 묻지 말아요

그림으로 본 요람에서 무덤까지 8

종이책 <삶의 미술관> 출간으로 이 브런치 북에는 도슨트 설명만 남겨둡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Lawrence_Alma-Tadema_-_Ask_Me_No_More.jpg 

Sir Lawrence Alma-Tadema <Ask me no more.> 1906. oil on canvas. 78.8 X113.6 cm

개인소장.


도슨트 설명

영국 화가 알마 타데마 경의 <더 이상 묻지 말아요>입니다. 이 그림은 무슨 장면을 그린 것일까요? 사랑의 고백이겠지요? 꽃을 옆으로 밀어놓고, 외면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둘 사이에 무슨 사연이 있나봅니다. 눈맞춤을 하진 않았지만 싫다는 것이 아니라, 아주 애틋한 표정이에요.

우리가 알고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 두 사람은 바벨로니아에 살았던 연인 관계의 피라무스(Pyramus)와 티스베(Thisbe)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데 피라무스는 강(Ceyhan river)으로, 티스베는 강에 가까운 샘으로 변했다는 신화를 그린 것이에요.

키프로스의 네아 파포스(Nea Paphos) 근처에서 2세기 모자이크가 발굴됐는데요, 이 오래된 신화의 내용을 표현한 것이었습니다. 영국의 계관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이 신화를 주제로 <공주>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고요. 이 그림 제목이 테니슨의 시 <더 이상 묻지 말아요.>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남자의 사랑은 간절해 보이고, 여자는 외면하고 있으니 이 스토리는 비극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겠죠.

신화의 내용대로라면 이 그림의 배경은 지중해입니다. 두 사람은 대리석 벤치에 앉아 있고, 태양은 맑고 부드러운 빛을 발합니다. 은은히 빛나는 대리석 벤치와 바닥은 이 그림의 특징인데요, 타데마는 1850년부터 대리석 페인팅을 전문으로 했습니다.

타데마가 네델란드에서 미술공부를 시작했잖아요. 네덜란드 예술가들이 정물화에 뛰어난데 타데마가 그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정물화에서는 필요한 위치에 오브제를 정확히 배치하는게 중요하죠. 그림을 보시면 여자의 옆에 놓인 꽃다발이 중요한 구성요소가 됩니다. 어떤 설명을 하기보다는 그 꽃묶음을 그림에서 한 번 빼 보시겠어요? 꽃을 없앤 그림이 어떻게 보이나요? 거기에 꽃을 둔 화가의 정확한 구성력이 돋보입니다.

여자의 창백한 아쿠아마린 드레스와 전체에 배어었는 블루톤 색감도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강렬한 빛이 아닌 은은한 빛이 인물 뒤에서 들어와 콩트르 주르(contre-jour) 효과를 보여줍니다. 대리석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도 어두운 느낌 없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콩트르 주르라는 용어가 생소하신가요? 이미 다 알고계신 현상입니다. 후광을 강조하는 조명 기법으로 오브제에 더욱 또렷한 느낌을 줍니다. 전체가 같은 색조의 화면일 때 그 효과가 더 크겠지요.

우리가 이미 알고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처럼 사랑의 꽃을 피울 수 없는 비극적인 이야기 피라무스와 티스베의 한 장면을 보셨습니다. 이 그림은 알마 타데마가 그의 경력의 정점에 있던 1906년에 런던의 왕립 아카데미에 전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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