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한 사랑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짜릿하다.
로맨틱. 대체 뭐길래 사랑 앞에 자주 드나드는가? 로맨틱은 낭만을 품고 있다. 낭만은 현실의 덫에 걸리지 않고 무언가를 이상적으로 여기는 것을 말한다. 한때는 이를 시도때도 없이 반짝거리는, 주체되지 않는 감정으로 눈물 흘릴 법한, 무한한 사랑 내음이 나는 그런 것이라 여겼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유람선 위에서 화려한 프로포즈를 하는 것, 오랜시간 자식 먹여살리느라 고생한 부모를 위해 효도여행 보내드리는 것, 애정하는 친구들을 위해 한 자씩 꾸욱 눌러쓴 손편지 써 보내는 것, 낯간지러운 걸 알면서도 침한번 꿀꺽 삼키며 사랑을 말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을 로맨틱함이라 여겼다.
하지만 이 소중하고도 짜릿한 사랑은 삶 곳곳에 배어있다. 새벽녁 늦게 돌아오신 아버지의 주름진 손에도 말이다. 내새끼들 배 곯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맘편히 발 뻗고 잘 수 있도록 열심히 일했던 그의 애틋한 사랑이 새겨져있다. 낭만이 아닐 수 없다.
한 부서에 오래토록 소속되어 주구장창 일만하는 숨막히는 사무 환경. 끊임없는 회의에 목적이 불문명한 과도한 문서 작업, 점점 아래로 떨어지는 눈꺼풀을 밀어올리고자 쑤셔넣는 카페인. 씁쓸하다 못해 쓰리기까지 한 일상이지만 시곗바늘이 정시를 가리키면 냅다 셧다운 해버리는 그 쾌감. 퇴근길에 오른 지하철 창 너머로 보이는 한강, 즐비한 빌딩 사이로 뿜어져 나오는 불빛, 물 위의 윤슬 위에 오늘의 노고를 살포시 얹어 흘려보내는 하루. 그리고 샤워 후 집앞에서 산 캔맥주 한잔 착- 뜯어 TV 앞에 앉는 그런 하루. 진정으로 로맨틱하지 아니한가.
허기를 달래기 위해 깨끗이 쌀 씻고 압력 밥솥에 앉혀 밥이 되기까지를 기다리는 시간. 밭솥에서 퍼져나오는 고소한 연기. 뚜껑을 활짝 열어 보면 밥 한톨 사이사이로 흐르는 구수한 윤기. 입 안으로 쏙 넣어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첫 문장 출처: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 돌리앨더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