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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Feb 12. 2024

어디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지?

내 인생 40% 어떻게 살지?

지난 며칠 동안 내 인생의 의미와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정년퇴직 후에는 어디에 의미와 가치를 두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하여 생각했어요

딱히 내세울만한 것이 생각나지 않았어요


그러다 문득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지?라고 물어보았어요

자립성공, 엄마의 손맛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저의 화두는 항상 자립이었어요

열일곱 살에 독립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즐거운 집에서 성장하는 아동 청소년들이 자립에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장착하고 사회에 나가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며 애썼어요

그 중심에 엄마의 밥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너의 길을 꿋꿋이 걸어가렴 엄마가 응원할게


아이가 자기 길을 꿋꿋이 걸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밥을 든든히 먹여서 내보내야 해요

요즈음은 돈만 있으면 밖에 나가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얼마든지 사 먹일 수 있지만

그런 음식이 아닌

엄마의 손 맛이 느껴지는 음식

힘들고 어려울 때 생각나는 밥상

그 밥상에 저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지난 22년 동안 엄마의 손맛을 기억하고 사회에 나가도록 하기 위해

날마다 삼시세끼 밥상을 차렸어요

'엄마가 해주는 음식이 정말 맛있어요'하는 아이들 덕분에

새벽을 깨워 아침 밥상을 차리고

김장을 하고 고추장과 된장을 담그며

텃밭에 호박을 비롯한 상추, 고추, 시금치 등

여러 가지 야채를 심어 밥상에 올렸어요

  아이들과 함께 흙을 만지고 밥상에 올라온 반찬 하나에 하나에

아이들의 스토리가 담겼어요


그 덕분일까요

설 명절에 자립해서 살고 있는 아이들이 찾아왔어요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 좌충우돌하며 살아가는 삶의 현장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알았어요

저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는 제가 차리는 밥상에 있다는 것을요

김치 하나를 놓고 밥을 먹어도

밥상에서 이야기 꽃이 핀다면 진수성찬이 부러울 것 없을 것 같아요

제가 가장 못한다고 생각했던 일이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어 밥상을 차리는 일이었는데

그 일에서 저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찾게 할 줄은 몰랐어요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만들며 

제가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쉽게 뚝딱뚝딱 잘 만든다는 것을 알았어요

저도 모르는 숨겨진 재능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거창한 것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소소한 일상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때

행복과 보람이라는 삶의 동력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저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는

제가 아이들을 위해 차리는 밥상에서 찾았어요

님의 인생의 의미와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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