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탄다 재활병원(五反田リハビリテーション病院)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간다. 활기가 있어 보여 좋다. 242명의 재활치료사 및 의사, 간호사 등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뿐만 아니라 청소하시는 분들, 각 방으로 잠옷과 재활훈련복을 나눠 주시는 분들, 각 층의 데이룸으로 식사를 가져다주시는 분들, 240 병상의 환자분들까지 모두 각자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이 병원에는 재활훈련 외의 케어를 필요로 하는 중증 환자분들도 많다. 환자가 침대에 누운 상태로 식사 장소인 데이룸(Day room)*으로 모셔서 간호사의 도움으로 식사를 하는 분, 휠체어로 모시고 와서 모시고 가는 분들이 여러 분이다. 옆 방의 히고(肥後) 씨가 담당 간호사에게 "여러 가지 잡무가 많아 힘든 이 병원에 근무하는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환자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점차 회복되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큰 보람"이라고 답하더라고 한다.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있기에 사소하고, 번거롭고 매일 반복되는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인상 한번 찡그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모양이다. 진심으로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일본 병원의 간호사들께는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주) 데이룸 : 병원이나 사회 복지 시설에서 주택의 거실에 해당하는 휴게실. 이 병원에서는 환자들의 식당, 면회실로 사용하기도 한다.
재활 병원의 일과는 아침 6시 각 병실의 점등과 함께 시작되고, 저녁 10시에 소등과 함께 끝난다. 재할 훈련은 PT, OT, ST 등의 분야별 치료사와 우리나라의 스포츠센터에서 말하는 PT(Personal Training)처럼 일대일 트레이닝으로 진행된다. 환자 개개인의 병, 증상과 치료 진척 정도에 맞게 재활 훈련 종류를 정해 훈련하니, 운동 과부하가 걸릴 위험성이 적고, 운동 강도도 점진적으로 늘려갈 수 있어서 좋다.
이 병원은 개인별 훈련 일정 수립과 훈련 등의 재활훈련 관리 시스템이 잘 정리되어 매뉴얼화되어 있다. 재활훈련 중 치료사가 성과를 측정하여 간호사 입회 하에 규정에 따라 정해진 항목을 테스트하고 주치의의 승인으로 보행 보조기와 보행규정을 정하기도 하고, ADL(Activities of daily living;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반영하기도 한다. 이 ADL은 인쇄하여 병실에 비치해 두어 간호사들이 이 표에 따라 간호하고, 환자도 이를 준수하니 안전하게 재활 훈련에 임할 수 있다.
수준 높은 재활치료사
재활치료사의 수준도 매우 높다. 재활치료사와 함께 훈련을 해보면 재활 훈련 지도 방법이 매우 숙련되어 있고, 질문에 답해주는 전문지식 또한 잘 갖추어져 있다. 역시 이 병원이 전국에 24개 재활병원과 7군데 간호학교를 운영 중인 40년 역사의 일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활 의료재단 그룹의 병원임을 느낀다. 또, 우리보다 고령화가 빨리 진행된 선진국 일본 이기에 재활 의료 수준 자체도 높은 것 같다.
재활훈련 시간은 기본적으로 하루 3시간이다. 20분을 한 단위로 매 재활 훈련당 1~3 단위로 편성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부분 한 훈련당 한 치료사 선생님과 2~3 단위의 40분 또는 1간씩 훈련한다. 급성기 병원에서는 주말에 재활치료실이 휴무였는데, 이 병원은 주말과 공휴일에도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어 좋다. 주말과 휴일의 재활 훈련 가능여부는 입원료 산정 기준항목의 하나로, 1, 2등급 병원의 필요충분조건 중의 하나다. 2022년 1년 간 이 병원에서는 1,046 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질환 종류별로는 운동기질환 47%, 뇌혈관 질환 44%, 폐용 증후군(廃用症候群) 9% 등이다.
주) 폐용 증후군(廃用症候群) : 어떤 질환이나 장애로 인해 과도하게 안정을 계속 취하거나, 본래 지니고 있는 기능을 장시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퇴행성 변화를 야기하여 전신의 각 기관ㆍ기능이 저하된 상태.
재활 훈련 시작 전에 반드시 혈압과 체온을 체크하고 시작하지만 훈련 중에도 재활 치료사가 "몸에 이상이 없는지, 훈련의 강도는 적당한지'를 자주 물어본다. 중증 환자, 고령 환자들도 많으니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쓴다. 질문이 있을 때마다 天仁은 늘 '노 프라플럼'이다. 단위당 20분짜리가 3 단위 연결되어 60분이 되는 일정에도 天仁은 대부분 중간 휴식시간 없이 풀로 훈련한다. 재활 치료사와 함께라면 다소 위험한 동작도 훈련할 수 있기에 天仁에게 공식 재활훈련 시간은 황금 같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天仁은 아직 몸의 밸런스를 완전히 잡을 수 없기 때문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재활 훈련은 아무래도 한정적이다.
기도와 응원 덕분에 78m 병동 복도를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보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빠른 일본이라 오후 4시가 지나 병실의 창밖을 내다보면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오늘 해 지는 시간은 오후 4시 37분으로 입원했던 10월 10일의 오후 5시 13분보다 36분이나 빨라졌다. 그러고 보니 이 재활병원으로 옮겨온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제대로 앉지도 못해 휠체어에 앉은 채로 차량에 탑승하는 개호택시를 타고 50km 떨어진 이 병원으로 달려왔는데, 휠체어에서 보행기로 걷기 시작해 한 달이 지난 이제는 78m인 병동 복도를 걸을 수도 있게 되었다.
天仁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비교적 젊은 편이고, 발병 전 몇 년 동안 매일 1만 보 이상을 걸었다. 3개월간 하루 5~7km의 달리기를 했던 덕에 기초 체력이 있었다고는 해도 지금까지의 회복 수준은 기적과 같다고들 말한다. 天仁의 담당치료사는 天仁의 재활 훈련에 대한 이해와 의지가 강하고, 개인훈련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칭찬해 준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긍정적인 성과는 재활치료사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훈련지도와 의사, 간호사 분들의 헌신적인 케어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또, 가족과 친구들의 기도와 응원 덕분이다. 정말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주 1) 올해 2월 발표된 (주)후지경제의 '일본 재활시장 조사결과'에 의하면, 2022년 일본 재활 훈련 관련 시장 규모는 139억 엔(2021년 대비 8.5% 증가), 2025년에는 2021년 대비 47.9% 증가한 201억 엔으로 예측하고 있다. 앞으로 재활 관련 기기와 시스템의 보험 적용이 확대되면 최신 기기 도입이 증가할 것이고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뇌졸중, 심장질환 등으로부터 조기 회복을 위한 재활기기나 의사, 재활기사 등의 내실화 수요 증가 등이 시장의 성장을 전망하는 근거다. 또, 최근 화두로 등장한 로봇 재활, 의료 XR을 활용한 재활, 원격 재활 관련 DX화 관련 기술·개발 제품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 2) 재활훈련은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로 나누어 훈련한다.
①이학요법(PT, Physical Therapy) : '일어나기, 앉기, 서기'와 같은 기본 동작의 트레이닝이나, 보행 훈련 등. 재활 내용에 따라서는 전용 재활 기계나 용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②작업요법(OT, Occupational Therapy): 신체적,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이 스스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옷 갈아입기', '목욕하기 ', '요리하기', '일·작업' 등 일상의 동작이나 일, 작업에 관련된 몸의 여러 기능의 회복·유지 도모하는 훈련.
③언어요법(ST, Speech-Language-Hearing Therapy) : '듣기' '말하기' '음식 먹기' 등 말이나 청력, 연하(음식 삼키기)와 관련된 장애의 개선 훈련.
주 3) 재활병원의 등급과 재활치료비 일본의 재활병원은 후생성이 정한 기준에 따라 재활병원 등급이 3등급으로 나누어져 있고, 뇌혈관질환, 골절 등의 질환 종류에 따라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최대 입원가능일수와 재활치료비가 달라진다.
3-1) 재활치료 시간은 20분을 1 단위로 하고, 하루 최대 9 단위(180분, 3시간)까지 재활훈련을 할 수 있다.
3-2) 뇌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재활병원의 경우, 상근의사와 재활치료사 수, 재활치료실의 크기 등에 따라 3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재활치료비도 병원의 인정 등급에 따라 다르다.
3-3) 1등급 병원의 조건은 전임 상근의사 2명 이상, 환자 수 대비 간호직원 13배 이상(간호사가 70% 이상), 상근 재활치료사 이학요법사(PT) 3명 이상, 작업요법사(OT) 3명 이상, 언어청각요법을 실시할 경우 전담 상근 언어청각사(ST) 1명 이상, ST 치료실 1실 이상, 재활 전용면적 160제곱미터 이상, 재활에 필요한 기계·기구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또, 전임 사회복지사 1명, 관리영양사 1명이 상주해야 한다.
3-4) 1등급 병원의 단위(20분) 당 재활치료비는 2,450엔으로 최대 시간인 9 단위의 재활치료를 받았을 경우 하루의 치료비는 22,050엔이 된다. 2등급 병원의 재활치료비는 단위당 2천 엔으로 하루 9 단위 기준 18,000엔, 3등급 병원은 단위당 1천 엔으로 하루 최대 9,000엔이 된다.
3-5) 입원할 경우에는 5등급으로 나누어진 입원비에 훈련복, 잠옷, 타월, TV, 냉장고 등의 편의품과 어메니티 비용이 추가된다. 입원비도 휴일 재활치료 가능여부, 입원 환자당 간호사 수, 퇴원 후 가정 복귀율이 70%를 넘는지 등에 따라 1~5등급으로 나누어진다. 하루 입원비는 1등급 21,290엔에서 5등급 16,780엔으로 달라진다.
각 층(병동)의 데이룸에는 환자별로 담당 재활치료사와 재활훈련 시간을 공지한다.
재활 훈련실 뿐만 아니라 안전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는 복도, 계단 등 병원 내 모든 장소가 재활 훈련장이다.
먹은 약의 껍질은 제일 우측칸에 넣어두고 다음 날 시간대 별로 먹어야 할 약을 담아두면 간호사가 야간에 통을 회수해 가서 복용여부를 확인하고, 아침에 다시 돌려준다.
일본의 재활병원은 후생성이 정한 기준에 따라 재활병원 등급이 3등급으로 나누어져 있다. 입원료도 환자대비 간호인력의 숫자 등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누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