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다니엘 Nov 16. 2024

새로운 시작, 첫 발걸음

독일 공대생의 삶이 이렇습니다..

1년 간 정들었던 곳, 바이에른을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었다. 학기 시작 전부터 주변 연구소의 학생 인턴 자리를 노려봤지만, 쉽사리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 


이와 별개로, 학기가 시작되고 한 1~2주쯤 지났을 때쯤이었을까. 나는 내가 원하던 학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할 수 있었다. 오기 전에 고민하던 ‘내가 선택한 이곳이 예전 대학보다 수준이 떨어지면 어떡하지?’ 등의 우려는 그저 기우였다. 나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그 어느 곳에서보다도, 에너지와 지속가능성에 관한 기술적인 해법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한편 그때 당시 내가 하던 걱정 중의 주된 점이라면, 제대로 된 공과대학에서의 시험을 독일에서 본 적이 없었기에 시험 자체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고백하자면, 독일에서의 첫 학기에 열역학 시험을 독일어로 봤는데 과락했다. 아무리 독일어였고, 내가 그 수업을 들었던 건 것도 아니었지만 독학해서 시험 때 나름대로 풀었는데도, 과락을 한 게 충격적이었다. (공부했는데도 과락이라니...)


이는 무엇보다 살면서 시험에서 과락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고, 어쩌면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공과 수업을 제대로 할 역량이 없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낳게 했기 때문이었다. 


이 모든 우려는 새로운 도시, 프라이부르크에서 첫 시험을 보기 전까지 지속됐다. 그리고 한두 과목의 시험을 치를 때마다 그 걱정은 나의 기우였음이 또 드러났다. 무엇보다 이런 우려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그 학업량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흡사 수험생처럼 공부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독일의 학기제는 우리와는 참 많이 다른데, 간략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10월 중순, 보통 셋째 주에 학기가 시작하여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주간의 방학이 있고, 그 이후 2월 초까지 하여 총 14주의 수업이 진행된다. 여름 학기엔 4월 말, 마찬가지로 셋째 주나 넷째 주에 시작하여 중간중간 1~2주의 방학을 거쳐 7월 말까지 이번에도 14주의 수업이 진행된다.


시험 기간은 학과마다 다른데, 공과대학의 경우엔 그 기간이 타 학과에 비해 굉장히 긴 편이다. 그 기간은 학기가 종료된 2주 후부터 시작하여 한 달 반 정도 진행된다. (안타깝게도, 그 말인즉슨 최악의 경우, 여름/겨울방학이 2주밖에 안 된다는 사실...)

공대생은 언제 놀러 갈 수 있어...?


과목마다 다르긴 하지만, 한 과목 당 거의 1주일 간 공부할 시간이 주어진다. 그런 이유로, 몇몇 학생들은 학기 때 아예 학업을 놓고 있다가, 이 기간을 이용해 벼락치기를 하기도 한다. 공부 방식은 다 다른 지라, 어떤 곳이 옳다고 할 수는 없으나, 대부분은 학기 중에 예복습을 열심히 한 친구들이 성적도 더 잘 가져가는 법이다. 예외는 물론 있지만.


나 같은 경우엔 한 과목의 연습문제 풀이 시간이 한 과목의 수업 시간과 겹치는 바람에 이를 제외하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모든 과목의 수업과 연습문제 시간을 참여했다. 간혹 그다지 의미 없는 시간이 있기도 했는데, 그래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즉 그야말로 학기 중과 시험기간의 주중 시간은 그야말로 공부만 했다. (유럽에 산다고 유럽여행을 다닐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렇게 한 학기의 시험까지 모든 마무리가 되었을 무렵, 받은 성적표를 보곤 모든 걱정과 우려를 날려 보냈다. 그때쯤, 뭐든지 하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와 더불어 그토록 원하던 연구소의 학생 인턴 자리도 얻게 됐는데, 이것으로 나의 미래는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만 했다...


출처: https://www.themoviedb.org/tv/456-the-simpsons/season/3/episode/3?language=ko-KR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