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에 브런치 작가를 신청할 때 이것저것 써야할 항목들이 많았는데, 뭐 공식적으로 대단하게 내세울만한 소위 필력이 없어서 적은 게 거의 없었다. 증빙할 수 없는 이력을 주장할 바에야 차라리 솔직하게 내 소개나 쫌 하자는 생각에, 국민학교 5학년 때 우연찮게 응모한 1988년 전국 OO보험협회 글짓기대회에서 입선으로 당선된 얘기를 아주 잠깐 언급을 했었다. 뭐 가작이래 봤자 당시 약간 값이 나가는 엣O스 국어사전 한 권이 부상이었지만... 당선 내역들을 쭉 둘러보니 상금도 크고 상품도 좋고. 해볼만한 거다 라는 생각이 돌연 생겨났다. 그도 그럴 것이, 그 글짓기대회도 당시 전교생 2500여명 전체가 담당선생님의 강권과 독촉의 성화에 못 이겨 모두 다 의무적으로 강제 제출해야 했고 특히 나 같이 글 좀 쓴다하는 각 반 글짓기 대표는 입상에 대한 약간의 부담감마저 가진 채로 글짓기를 해야 했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별 생각 없이 원고 제출 마감날, 선생님한테 야단 안 맞을 목적으로 부랴부랴 끄적거려 제출한 결과가 전국대회 입선이라니... 듣기론 전국 10만 이상의 국민학교 전 학년학생들이 출전한 이 대회의 입선만 무려 500명이 넘었다. 그리고 나의 국민학교에서만 나 포함 5명인가가 입선하는 바람에 나의 국민학교는 전국 10개 국민학교에만 주어지는 단체상까지 수상할 수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손쉬운 싸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머리를 휙 스치고 지나갔다. "오늘부터 내 목표는 내년 1989년 전국 OO 보험 협회 글짓기 대회다." 정말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입선 수상한 그 상장과 상품을 받은 그 날 집에 돌아와서 해당 기사가 수록된 소년OO일보 어린이신문을 스크랩한 그 순간부터 나의 전국대회 글짓기대회 도전 그 1년간의 대장정은 드디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