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명OO 글짓기 대회로 돌아와서... 나는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과연 어떻게 써야 내년 이맘때쯤이면 내가 저 1등상을 탈 수 있지... 먼저 어린이신문에 실린 올해 글짓기 대회 수상작품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보기 시작했다. 이른바 당선작을 선정해낸 심사위원 분들의 성향이랄까 주로 보는 포인트들이 궁금해진 것이었다. 뭐 내가 아무리 여러번 당선작들을 읽어본들 그 심사위원 분들의 심사기준을 백분의 일만큼이라도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을까. 하지만 웬지 포기하기가 싫었다. 평소에는 전혀 없던 오기가 생겼다. 내 이 글빨 하나로 4학년 이전에는 교내 글짓기대회란 대회는 모조리 섭렵하여 2500명 전교생을 제패한 "글짓기왕" 이 아닌가. 보통 때에는 남들보다 후진 옷차림에 싸구려 운동화. 용돈도 별로 없어서 맨날 친구들한테 얻어먹기먼 하던 초라한 나의 모습이었지만, 원고지만 펴들면 대통령도 안 부러울만치 자신 넘치는 나였었다. 글쓰기는 바로 나의 자존감이자 나 자체였다. 그러기에 더더욱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그 글짓기대회 주제로 삼을 이야깃거리 찾는 데에 열중하곤 했다. 1년 전부터 준비한답시고 365일 매일 성경필사하듯 글짓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 대신 예전부터 해오던대로... 교내 모든 백일장에 참가했고 항상 3등 이내에 들도록 최선을 다해서 글을 응모했다. 그리고 틈틈히 경상북도와 대구 반경에 국한해서 개최된(그 이외 지역까지 갈 차비를 어머니는 결코 주시지 않으니) 교외 백일장 전국 백일장 이런 곳에는 학교 대표로 꼭 나갔고 장원한 적도 있다. 그렇게 "하면 된다" 는 자신감도 자꾸 커지게 되고 다음 생명OO 글짓기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