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위주의 식사가 인간의 건강에 좋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대의 농사는 지구에 무리를 준다.
살충제, 살균제, 화학비료, 축산 퇴비, 제초제, 항생제 등이 토양과 식물을 오염시킨다. 영농폐기물도 문제이다. 한국환경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농가 폐비닐 발생량은 매년 약 32~33톤이라고 한다.[1] 농지를 침범하는 야생동물의 문제도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 농민들과 야생동물들은 비좁은 땅에서 경쟁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플랜테이션 문제도 있다. 플랜테이션은 자본과 기술을 가진 선진국이나 기업이 제3세계 현지인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농산물을 대량 생산하는 일이다. 커피, 카카오, 바나나, 팜유 등 여러 인기 작물들은 누군가의 노동이 착취당한 결과물이다. 이런 폐해를 줄여보려고 공정무역이 생겨났지만 성공적이진 않다. 기업들이 종자 자체를 개조해서 농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매년 종자를 계속 구매할 수밖에 없는 종자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고 영양가를 떨어뜨리는 유전자 변형 식품도 문제이다. 게다가 수입 농산물은 탄소발자국을 남긴다. 아보카도처럼 과도한 물을 소비하는 작물은 물 부족 시대의 작은 악당이기도 하다.
그런데 위의 문제들 보다 더 큰 문제들이 있다.
아보카도가 악당이라면
아보카도 한 알을 얻기 위해선 물 320리터가 필요하고, 1kg를 키우려면 물이 1000리터나 필요하다.[2] 그런데 햄버거 패티 한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물 2,500리터가 필요하고, 소고기 1kg이 못 되는 908g을 생산하려면 물 19,000리터가 필요하다. 소고기를 얻으려면 아보카도에게 들어가는 물의 19배 이상이 소모된다.[3]
「뉴스위크」는 이렇게 말했다. "무게 453킬로그램짜리 소 한 마리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물의 양은 해군 구축함 한 척을 띄울 수 있는 양이다."[4] 또한 이렇게도 말했다. "약 450kg 짜리 식용 수소에게 들어가는 물이면 도살자를 떠내려가게 할 수 있다."[9]
존 로빈스는 『육식의 불편한 진실』에서 물의 문제를 이렇게 정리했다. "…한 명의 육식가가 필요로 하는 하루치 식량을 생산하는 데 드는 물의 양은 15,000리터 이상인 셈이다. 이에 비해 유란 채식가의 경우는 4,500리터에 불과하고, 완전 채식가의 경우는 1,100리터밖에는 들지 않는다. 완전 채식가의 한 해 식량을 생산하는 데 드는 물이 육식가의 한 달 치 식량을 생산하는 데 드는 물의 양보다 적은 것이다."
탄소 발자국
스위스 연구기관인 LCA Reseach Group의 연구팀은 세계 4만여 개의 농장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여 분석했다. 이 농장들은 세계에서 소비되는 식량의 90%를 생산 중이며, 국가 수로는 119국에 달한다.
연구팀이 물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대기와 수질 오염 등을 조사한 결과, 지구에 가장 부담을 주는 분야는 육류와 유제품 농장임이 드러났다. 식품을 100그램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해봤을 때, 쇠고기는 50인 반면 두부는 2에 불과했다.[5]
UN 온라인 보고서에 따르면, 가축을 기르며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모든 교통수단의 배기가스보다 많다고 한다. 비행기, 배, 기차, 트럭,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모두 합쳐도 축산업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더 많다는 소리이다.[6]
메탄도 문제가 된다. 소 한 마리는 매일 800~1,000리터의 메탄을 내뿜는다. 소의 방귀나 트림의 주 성분이 메탄이기 때문이다. 메탄은 열을 붙잡아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며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5배나 강하다.[7]
종자 변형
종자 변형이 씨앗에게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다.
닭은 자연상태에서 1년에 12~15개 정도의 알을 낳는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으로 현재는 1년에 330알 이상을 생산하도록 개량되었다.[8]
닭은 원래 12~15년의 기대수명을 부여받았지만 오늘날 공장식 사육법으로 키워지는 닭들은 두 달이면 성숙해진다. 빨리 키워서 빨리 내다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뼈와 관절이 균형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자라기 때문에 다리나 발이 부러져서 고통스러워한다.[9]
한편, 캐나다 사육동물 연구소장 R. S. 고위는 1978년 오타와 회의에서 "가축의 집약적 생산방법"이라는 강연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지금 동물연구소에서는 다리 없는 짐승들과 깃털 없는 닭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9] 그들에게 닭은, 고통을 느낄 줄 알며 살아 숨 쉬는 생명이 아니라, 팔아치우기 좋게 개조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축산업자들은 돼지도 새끼 낳는 기계로 대우한다. "씨암퇘지는 소시지 기계처럼 돼지 새끼를 줄줄이 뽑아낼 수 있는, 귀한 기계장치쯤으로 생각하고, 또 그렇게 다루어야만 한다."[10]
자연 상태의 돼지는 1년에 새끼 6마리를 낳는다. 그러나 현대식 양돈업계는 1년에 20마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9] 국가별로는 연간 덴마크 29.2마리, 네덜란드 28.1마리, 독일 27.2마리, 미국 23마리, 한국 18마리 정도이다.[11]
이런 발전은 생이별로부터 시작된다. 어미 돼지가 출산하자마자 새끼를 어미에게서 떼어놓는다. 새끼는 당연히 자연상태에서보다 엄마와 훨씬 일찍 이별하게 된다. 젖을 빨아대는 새끼를 잃은 암퇘지는 젖이 곧 마른다. 그러면 호르몬 주사를 맞고 금세 새끼를 밸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런 식으로 새끼 낳는 기계가 되는 것이다. 또한 호르몬을 투여해서 발정기를 조절하고, 수태를 촉진시킨다. 배아 이식술을 통해 수정란을 외과술로 암퇘지에게 이식한다. 수태 후엔 황체 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나 식품 첨가물을 주입해서 한 배에 낳는 새끼 수를 늘린다.[9]
식용 수소 송아지는 거세를 당한다. 주된 이유는 그렇게 해야 체지방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작업을 통해 소는 마블링이 박힌 고기로 완성되지만 거세의 부작용도 얻는다. 호르몬 결핍이 그것이다. 그래서 육우 업자들은 소에게 합성 호르몬을 주입한다. 그런데 이 합성 호르몬은 발암 물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사람은 출산을 해야 모유가 나온다. 젖소도 똑같다. 송아지를 낳아야 우유가 나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젖소를 끊임없이 강제 임신시켜서 계속해서 송아지를 낳게 만든다. 태어난 송아지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어미로부터 떨어진다. 아까운 우유를 송아지가 먹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젖소는 자신의 조상들보다 1년에 3배 이상의 우유를 생산한다. 우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 호르몬제도 당연히 투입된다.
자연상태의 젖소는 20~25년을 산다. 그러나 평생을 칸막이방에 갇혀 걷지도 돌아서지도 못한 채 출산과 유축에 시달리던 젖소는 아무리 길어도 4년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다.[9]
착취
이것은 연간 도살되는 돼지의 수이다 : 호주 490만, 영국 1100만, 미국 1억 1800만, 뉴질랜드 60만, 캐나다 2100만, 중국 7억 1500만 마리. 다음은 연간 도살되는 식용 닭의 수이다 : 호주 6억, 영국 10억, 미국 89억, 뉴질랜드 1억, 캐나다 6억, 중국 95억 마리. 다음은 연간 도살되는 칠면조의 수이다 : 호주 450만, 영국 1540만, 미국 2억 4300만, 뉴질랜드 20만, 캐나다 2100만, 중국 20만 마리. 다음은 연간 도살되는 오리의 수이다 : 호주 830만, 영국 1400만, 미국 2700만, 뉴질랜드 30만, 캐나다 440만, 중국 2억 2800만 마리. 다음은 연간 도살되는 소의 수이다 : 호주 870만, 영국 270만, 미국 3100만, 뉴질랜드 470만, 캐나다 300만, 중국 4900만 마리. 다음은 연간 도살되는 양의 수이다 : 호주 2910만, 영국 1450만, 미국 230만, 뉴질랜드 2470만, 캐나다 60만, 중국 1억 4400만 마리. 어류는 세계적으로 연간 1억 6720만 톤이 도살된다.[8]
위의 동물들이 어떤 모습으로 키워지고 어떤 방법으로 도살되는지는 다큐멘터리 「도미니언」에 매우 자세히 담겨 있다. 「도미니언」은 현대의 공장식 축산업에서 이뤄지는 사육과 도살 방식이 인도적인 것의 반대쪽 극단에 서 있음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이 극과 저 극의 사이는 은하계의 동쪽과 서쪽만큼 멀다.
과도한 농지 낭비
만일 육류와 유제품을 아무도 먹지 않게 된다면 세계의 농장들 중 75%를 자연으로 되돌릴 수 있다.[6]
도시의 도로와 집과 건물과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벌목된 숲이 약 1,224평이라면 가축을 방목하고 가축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벌목된 숲은 그것의 7배인 8,568평에 이른다.[9] 미국은 경작하는 옥수수의 80%와 귀리의 95% 이상을 동물의 사료로 쓴다.[9]
육식인에게 1년간 육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약 4000평의 땅이 필요하다. 계란과 채소를 먹는 사람(Ovo)에게는 약 620명이 필요하다. 그러나 완전 채식인에게는 200평이면 충분하다.[9] 땅 6,070 제곱미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채소는 17,000킬로그램 생산되는 반면 고기는 170 킬로그램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12]
폐기물
미국의 축사에서 나오는 배설물의 양은 하루에 906만 톤이다. 1초에 113톤이 만들어진다는 소리이다. 이것은 미국인 전체가 배설하는 양의 20배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것들의 반 이상이 재활용될 수 없는 사육장 처리 시설에서 배출된다.
미국에서 6만 마리의 닭을 키우는 달걀 공장에서 한 주에 89톤의 배설물이 나온다. 200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돼지 사육장에서는 하루에 똥 4톤과 오줌 5톤이 나온다. 소 한 마리는 16명의 사람 분량의 배설물을 생산한다. 소 2만 마리가 있는 사육장은 사람 32만 명의 도시에서 만들어지는 배설물의 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 천문학적인 폐기물들을 다 수용할 땅은 없다. 결국 많은 양이 수로로 흘러들어가고 물의 질산 수준을 위험한 수치로 높인다.[9]
우리나라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넘쳐나는 분뇨를 어떻게든 처리하기 위해 정부 권장량의 3~4배의 분뇨가 토지에 뿌려지고 있다. 항생제와 살충제 등으로 오염된 가축의 똥 오줌이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
우리나라 완주는 인구에 비해 소의 수가 8배 많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40만 대도시 인구의 똥이 나오고 있다는 소리다.
우리나라의 소, 돼지, 닭의 수는 약 4천만 마리인데 이것은 서울 인구를 넘어서는 1,400만 명의 오물이 생산됨을 의미한다. 어성욱 우송대 교수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축의 분뇨량을 다 합치면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에 필요한 양의 배 이상이라고 한다.
분뇨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돈 때문이다. 분뇨를 처리하려면 1년에 약 3천만 원이 든다. 이런 고비용 때문에 많은 농장주들이 바다나 하천에 분뇨를 몰래 배출한다. 돈을 들인다고 해서 쉽게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분뇨처리 시설이 분뇨로 꽉 찬 지는 이미 오래이므로.[12]
살충제 등 잔류 물질
살충제 분야의 권위자 루이스 리겐스타인은 이렇게 말했다. "육류는 식물성 식품보다 살충제를 약 14배 더 포함하고 있고, 유제품은 5.5배 만큼 더 많이 갖고 있다. 따라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엄청나게 농축된 유독성 화학약품을 섭취하는 것과 같다."[9]
또한 1975년 미국 '환경의 질 위원회'는 식품에 잔류된 살충제에 대해 분석했는데, 사람들이 섭취하는 DDT의 95% 이상은 육류와 유제품에서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14]
우리나라 2018년의 축산물 잔류 물질 검사 현황에서도 검출돼서는 안 되는 페플록사신, 플루페녹수론, 오플록사신 등이 검출되었다. 전체 돼지의 59,8%, 소의 25.7%, 닭의 14.1%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잔류 물질이 나왔다.[15]
친환경 인증을 받은 축산물에서 허용치의 780배까지 다다르는 살충제·항생제가 검출되기도 하고,[16] 친환경 계란에서 DDT가 검출된 적도 있다.[17]
강과 바다도 청정 지역이 못 된다. 한 연구에서는 세계 물고기의 84%가 안전하지 않은 수준의 유독성 중금속인 수은을 함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참치에만 수은이 들어있는 게 아니다. 유엔의 2013년 보고서에 따르면 수은 배출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 때문에 물의 온도가 높아지면 어류의 수은 수치도 덩달아 높아진다.[18]
덜 착취하고 덜 파괴하는 식단
도입부에서 썼듯이, 내가 채식을 하면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착취하거나 지구에 해를 가할 수 있다. 그와 동시에 육식을 중단함으로써 '매일' 물 4,164리터, 곡식 20 킬로그램, 산림지 2.8제곱 미터, 이산화탄소 4.5킬로그램을 덜 쓰게 된다. 게다가 '매일' 동물 한 마리도 살릴 수 있다.[12]
다행히도 채식으로 인한 다양한 걱정은 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재배되는 제철 과일과 채소를 주로 소비함으로써 다소 덜어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와 무언가를 훨씬 덜 착취하고 덜 파괴하는 식단을 선택하기로 했다.
1. https://www.nongup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859
2.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11&aid=0003254269&sid1=001
3.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
4. 존 로빈스, 『존 로빈스의 음식혁명』, 시공사
5. https://odelian.tistory.com/1496
7.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5/19/2016051902802.html
8. 「도미니언」, https://youtu.be/LQRAfJyEsko
9. 존 로빈스, 『육식의 불편한 진실』, 아름드리미디어
10. <전국의 양돈업자>,1978년 3월, 『육식의 불편한 진실』
12. 다큐멘터리 「카우스피라시」
13. 다큐멘터리 「육식의 반란2-분뇨사슬」,https://youtu.be/s4TG9xAnRpo
14. Cornellussen, P. E., "Pesticide Residues in Total Diet," Pesticides Monitoring Journal, 2: 140-152, 1969, 『육식의 불편한 진실』에서 재인용
15. https://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19596
16. https://www.yna.co.kr/view/AKR20180508146051001
17. https://www.yna.co.kr/view/AKR20170820056251030
18. https://p.widencdn.net/zsvtil/Health-Concerns-About-Fish-Fact-Sh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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