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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믿음이 Aug 25. 2023

영화 파밍 보이즈 - 난 뜨거운 젊은 날이 있었을까?

언제였을까? 뜨거웠던 날이.

영화 파밍보이즈는 농업을 주제로 한 청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유지황 권두현 김하석 이 세 친구들은 농업이라는  하나의 관심사로 모여 외국에 나가 몸을 쓰며 직접 체험하고 느낀다. 


영화 포스터 문구처럼, '꽃청춘의 개고생 무일푼 농업 세계일주'라는 문장이 정확했다고 본다. 이제 청춘이라는 단어를  쓰기엔 좀 버거운 나는 이들의 고되지만 경쾌한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웃었고, 반성했다. 포스터의 긴 문구를 대체하자면 이들은 '정직'을 배우고 경험했다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daum


객기 하나로 가볼까? 하면 떠날 수 있었던 젊은 시절. 

그들은 자신들의 꿈을 위해 일하고 노력했다. 최저 시급 15,000원인 호주로 가서 땀을 흘리고 여러 군데 검색해서 메일도 보낸다. 과정의 쉽지 않음도 배우고 나름 좌절도 하지만, 꺾이지 않는다. 


영화 속 그들의 매 순간이 부러웠다.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 과연 혼자였다면 이런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었을까?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여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좌절에도 툭툭 털어버리며 다른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이뻐 보였다. '좋은 벗'에 대해 다시 한번 내 주위도 돌아보게 된다.


환경오염에 대한 생각.

어른들보다 낫다. 뭐가 정답인지 우리는 어린 시절 교육과정에서 배우지만, 항상 성인이 되면 다른 선택을 한다. 일본의 오염수처럼 말이다. 이 영화를 보면 땅에 대한 값어치, 자연에 대한 소중함을 잘 알려준다. 어른들은 다시 한번 배워야 한다. 


농업과 환경, 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이 영화 속 다른 나라들은 이미 젊은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하는 제도적 노력의 모습이 보였다. 우리나라는 이런 대책이 있을까 싶다. 귀농을 선택했던 수많은 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다시 도시로 나오는 걸 봤을 때 녹록지 않음을 느꼈다. 이들만 잘 정착하게 해도 우리나라 농업 인구의 노령화. 도시집중화는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 




마음속에 남은 장면.

가뭄에 단비가 왔는데, 그들은 매우 기뻐했다. 비를 맞으면서 춤도 추고 진흙탕 속에 달리기도 하고, 비를 흠뻑 맞아감에도 즐거워했다. 진정한 농부였다. 비가 온다고 피해 가기만 하고 축축하다고 입술만 쭈삣거렸는데, 이런 감정 언제가 마지막이었을까? 


고됨이 묻어있는 새까만 피부 속에 이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키보드나 땅땅거리면서 불평불만을 일삼으며 일하는 나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누가 봐도 영화 속 젊은 분들이 더 행복해 보였다. 






나는 못났다. 

이들처럼 단 한 번도 뜨거웠던 적도, 무언가를 궁금해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그 시기에 난 멍 때리기 좋아하고, 삶의 목표가 없었다. 솔직히 지금도 없다. 유일하게 좋아하는 건 눈만 껌뻑이면서 영화 보는 것 정도였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나의 삶은 수동적인 건지 모르겠다. 이들이 나에게 말해주는 건 수동적인 흘러가는 대로의 삶과 태도가 아니라, 내가 느끼고 재미있는 내가 주체적인 삶 그 자체를 이야기해주는 것 같았다. 



앞으로 인생이 힘들다 느껴질 때 이 영화 파밍보이즈를 꺼내 보려고 한다. 13년부터 15년까지 꿈을 위해 쫓아가는 세 사람의 여정을 통해  '경험'이 주는 아름다움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 영화였다. 나 또한 조금이나마 수동적인 삶의 태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그럼 오늘보단 내일이 더 재밌겠지? 아직 늦지 않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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