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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Nov 15. 2023

태어난 김에 ‘음식으로’ 세계일주 3 : 태국

<일주 일기>이면서 <1주 일기>이기도 합니다.



29. 

태어난 김에 ‘음식으로’ 세계일주 3 : 태국




지난 태국여행에서 맛본 똠양꿍이 자꾸만 떠오른다. 방콕에서 현지 똠양꿍을 맛본 이후로는 똠양라면, 똠양소스 등 똠양 속 향신료에 미쳐버렸다. 밀가루에 지친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매콤하고 시큼한 똠양이다.

또다시 유튜브에서 추천한 태국 음식점으로 향한다.




Pick Prik



멜버른의 태국 음식점 Pick Prik 앞의 수많은 인파




오후 6시쯤 가게 앞에 도착했을 땐 많은 이들이 줄을 서있다. 들려오는 언어는 온통 중국어와 태국어뿐이다. 한국어만 들리면 합석하자고 제안하고 싶다. 왜냐하면 이 정도로 태국인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건 현지인들도 인정하는 맛집이라는 거니까… 그러니까 더 많이 시켜보고 싶어서다. 

(하지만 이 날 웨이팅부터 가게를 나가는 순간까지 한국인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음식점 내부
노란빛을 내뿜는 조명들




40분의 기다림 끝에 입성했다. 읽지 못하는 다양한 태국어들이 곳곳에 걸려있다. 태국의 향신료와 장신구로 한껏 꾸민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태국으로 순간이동한 듯하다. 붉은빛과 노란빛의 조명들은 그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준다.



자리에 앉아 고민할 필요도 없이 똠양 라면을 메인 메뉴로 골랐다. 그리고 왠지 먹고 싶게 생긴 연어 샐러드도 함께. 



주변의 태국인들은 뭘 먹나 둘러본다. 한국식 소스를 사용한 몇 가지 사이드 메뉴들이 있었는데 많은 이들이 그걸 먹고 있다. 나도 저거 하나 주문해 볼 걸 그랬나? 한국인인데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Salmon Spicy Salad



Salmon Spicy Salad




먼저 나온 연어샐러드를 한 입 맛본다. 매콤하다. 피시 소스의 향이 시큼하게 올라온다. 매콤과 시큼이라니. 안 어울릴 것 같은데 입맛을 더욱 돋운다. 



갈색의 소스를 듬뿍 온몸에 바른 붉은 연어의 살점 위에 자주색 양파 한 조각을 얹어서 다시 한 입을 먹는다. 아무래도 밥이 필요한 것 같다. 간장게장의 마무리를 남은 양념에 뜨끈한 밥으로 비벼 먹듯이 이 시큼한 연어 샐러드의 마무리도 그래야만 할 것 같다. 




MAMA Tomyum Seafood



MAMA Tomyum Seafood




뒤이어 나온 똠양라면 한 바가지. 붉은 탕, 그 안에 통실하게 살이 오른 채 누워있는 새우들. 곳곳에 보이는 오징어 다리들과 라면. 숟가락으로 국물 한 입을 떠서 맛본다.  



와, 여기 엄청난 맛집일지도.

태국에서 먹은 똠양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맛있다. 새우와 조개의 살도 가득 차올라 씹는 식감이 만족스럽다. 



MAMA는 태국에서 인스턴트 라면을 의미한다. 「MAMA」라는 인스턴트 라면 브랜드가 워낙 큰 인기를 끌며 브랜드명이 곧 '태국의 인스턴트 라면'을 총칭하게 된 어마어마한 단어다.



똠양의 국물이 여전히 남아있다. 무언가 하나를 더 곁들이고 싶다. 배는 차오르고 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입은 바지의 단추가 터질 것만 같다. 그러나 하나를 더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난 돼지고기 꼬치를 하나 더 시켜 볼 거야. 싱가포르에서 사랑에 빠졌던 사테와 같은 맛이려나. 




Moo Ping



Moo Ping




Moo Ping은 태국식 돼지 꼬치로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중 하나다. 얇게 썬 돼지고기를 고추, 마늘, 간장 그리고 설탕으로 만든 양념에 하룻밤 재운다. 이후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우면 완성이다.



한 조각 입에서 깨무는 순간, 구운 냄새와 더불어 소스가 진득하게 밴 고기의 향이 식도에서 코 끝으로 넘어오는 기이한 경험이다. 거참, 맛있어서 환장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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