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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미 Oct 21. 2023

Magic lake

다합의 첫 여행지, 호수수영

매직레이크

물을 좋아하면 무조건 다합에 가보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다합에 왔지만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몰랐다. 일단, 프리다이빙은 배워보고 싶었으니, 숙소에 도착한 당일 아침 체크인을 기다리면서 강사님을 찾아 예약을 진행했다. ‘그리고 또 뭐 하지?, 오늘은 어딜 가볼까?’ 고민하면서 구글 지도를 켜보았다. 숙소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위치에 ‘Magic lake’라는 지명이 눈에 확 띄었다. ‘매직 호수?’, 대체 어떤 호수이길래 ‘마법적인’이라는 용어를 붙였을까 하는 호기심에 이곳으로 결정했다. 이로써, 다합의 첫 여행지는 ‘매직 호수’였다. 다합 여행의 첫날이라서 이집트의 익어 가는 듯한 햇볕을 생각도 못 한 체, 일행과 함께 뚜벅뚜벅 30분가량 걸어갔다. 다행히도 첫째 날이라는 들뜬 마음이 더위를 이겼다. 매직 호수로 가는 길 내내 ‘와, 여기가 이집트라니.’라는 감흥에 흠뻑 취해있었다. 사진과 영상을 원 없이 찍으면서 총총걸음으로 가다 보니, 어느새 저 멀리서 매직 호수로 추정되는 물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혹시 저기가 매직 호수일까?’ 조금 더 가까워질수록 보이는 호수의 정체에 말을 잇지 못했다.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보는 물색이었기 때문이다. SNS에서만 가끔 봐왔던 누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바다 색깔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은 갈색빛의 돌들과 사막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배경의 존재 덕분에 에메랄드 색상은 더욱 진하게 빛이 나고 있었다. 지금까지 바다 여행을 하면서 '포르투갈의 sessimbra, 몬테네그로의 sveti stefan' 등 에메랄드 색상의 물을 만나본 것은 사실이지만 다합의 매직 호수는 차원이 달랐다.


더할 나위 없이 진한 에메랄드 색상에 햇빛으로 만들어진 윤슬 수제비가 더해져 돋보였다. 어릴 적 마법사가 나오는 동화를 떠올려 보면, 생각나는 물약의 색깔, 그중에서도 에메랄드빛의 색상 물약을 누가 그곳에 듬뿍 풀어놓은 듯했다. 호수의 위치도 마법이 없었으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호수에서 몇 걸음만 더 나아가면 다합의 진한 바다가 펼쳐져 있었고, 사방은 돌산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호수의 크기가 엄청 크지도 않았지만, 수심은 발이 안 닿는 정도로 깊었다. 그곳에서 호수를 바라보면서도, 한참이 지난 지금 떠올려 봐도 아리송한 감정은 떠나지 않는다. ‘대체 어떻게 그 호수가 그 자리에 그 아름다움을 색을 띠며 존재하게 되었을까?’ 그곳을 처음 발견한 사람도 아마 나와 같이 의문을 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한 이유로, 호수 이름을 ‘Magic lake’라고 지었지 않았을까 하고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또, 아마 정말 마법 사가 물약을 풀어 넣어 만들었다면 엄청난 양의 소금이 들어갔을 테다. 지금까지 맛본 물 중 제일 짜다 못해 따가울 정도로 높은 염분을 품고 있던 매직 호수였다. 생애 처음 보는 물의 색깔과 생전 처음 맛보는 짠맛은 평생 잊지 못할 거 같다.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매직 호수
과거에 마법사가 마법을 뿌려 두었다면, 분명 이곳도 포함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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