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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튼 Oct 05. 2024

나쁘기만 할 것 같던 날

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부동산 정리가 될 무렵.

전화벨이 울린다.


'수도권 00 부동산'





"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선생님

그 집 전세계약 되셨나요?"




"아뇨,

아직입니다."




"이전에 보고 간 손님이 다시 한번 더 집을 보고 싶어 하시는데 괜찮을까요?"




"네 그럼요!. 편히 보고 가세요! “




"네, 요게 바로 입주는 안되고 2개월 반 뒤에 입주가 된다고 하셨죠 사모님?"




"네, 제가 아직,

 비과세 실거주기간이 두 달 정도 더 필요해서요.

 그래서 전세가도 저렴하게 내놓은 거예요 ^^“



“네, 알겠습니다 사모님~

 이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인데

 이쪽 집으로 이사하고 싶으시다고 하셔서요~

 아마 잘 될 것 같습니다.

 연락드릴게요”






수도권 전세입자가 씨가 마른 상황에서 걸려온 반가운 전화였다.

두 번째 수도권 아파트의 이야기다.




2017년도에 사놓은 18평짜리 아파트.

나의 첫 아파트계약이며,

이를 계기로  자본주의를 깨닫게 된 물건이다.




대한민국 어마무시한 급상승장

직전에 매수한 물건이었기에

방 2개짜리 소형아파트였음에도

사자마자 오르는 짜릿한 맛을 보여준 물건이다.




반면,

지금 내가 여기서 손절매도 하고 있는 지방아파트는

부동산 공부를 하고 나서 매수한 아파트임에도

나에게 차갑고 쓰라린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


시장앞에선 겸손해진다는 것을 새긴다.



 

오늘 같이 몸도 마음도 차가운 오늘,

따뜻하고 소소하게 기분전환을 시켜주는 일들이 생겨난다.




오백 원,

세입자이자 나에게 아파트를 매도한 전 집주인 분이 돌려준 장기수선충당금,

복비에서 빼주신 5만 원,




그리고

18평 수도권아파트의

전세입자가 구해질 것 같은 부동산 전화.




매번 느낀다.

사람이 어떤 일을 겪게 되면,

100% 좋은 일도

100% 나쁘기만 한 일도 없다는 것.




그렇게 한 달 뒤,

점잖으신 부부는 나와 계약을 하셨고

봄날에

나의 수도권아파트 세입자가 되셨다.




실거주 요건을 채우고

새로운 세입자 분께 키를 넘겨드렸다.




이제 본격적인 매도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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