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투자합시다. #매도 편
결혼 후 다주택자가 된 암튼 부부.
결혼 전, 내 명의로 투자했던 지방아파트는
지난 1월에 손실매도로 정리하였지만,
지금 이 18평의 수도권 아파트는 나에게 가장 큰 이익을 안겨다 준 아파트다.
7년 보유의 기간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 준 고마운 첫 집이다.
먼저, 부동산은 역시 시간을 오래 태워야 손실이 없다는 걸 알려줬다.
그리고 돈 주고 못 살 경험을 얻었다.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서른 살에 전세로 살고 있던 오피스텔 보증금을 빼고,
같은 오피스텔 월세로 이사를 하면서
그 돈으로 전세갭투자로 매수했던 아파트였다.
뭣도 모르고 레버리지를 최대한으로 활용한 것이었다.
이유는 이 동네가 좋았는데 아파트값이 내 연봉보다 훨씬 빠르게 오른다고 생각했다.
날 잡고 친구랑 부동산 투어하다가 결국 한 채씩 나눠서 매수했다.
‘우리 결혼 못할지도 모르니 병원 가까운 병세권 소형아파트 평생 가져가자. 난 6동, 넌 5동이네 ㅋㅋ’
이러면서 샀다.
여기서 두 번째 천운이 따랐던 것은 ,
우리가 살고 있던 동네가 부동산투자관점에서도 좋은 동네였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깨닫는 인문학적 지식도 만만치 않았다.
보유기간 동안 다양한 세입자도 여럿 들여봤고,
부동산 사장님도 여럿 스쳐갔다.
첫 세입자이셨던 귀여운 신혼부부는 우리 집에 2년 전세를 살면서 15평 아파트라도 매수해야겠다며 바로 내 집마련을 해서 나갔다.
이때 나는 지금 아파트값 너무 비싸니 사지 말라고 감히 첨언을 했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오만했고,
정말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한 분은 엄청나게 깔끔하신 혼자 사는 사회초년생.
대기업취직하여 우리 집에 홀로 사셨는데,
입주할 때 엄청 피곤하게 구셨다.
근데 또 그게 나중엔 장점이 되더라
남자 혼자 사는 집 같지 않게
너무나도 깔끔하게 쓰고 가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스타벅스 카드로 작은 성의표시를 했었다.
또한 인테리어에 지식이 전무했던 나에게
두 번의 아파트 리모델링의 경험도 주었다.
최소 5군데 이상은 아파트 리모델링 견적을 비교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 줬지.
30대 초반에는
전세금대출을 활용해서 투자했던 아파트에 한번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남들이 말하는 실거주의 안정성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레버리지로 투자했던 집에 실거주를 하려다 보니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을 하면서
저축을 못하는 테크트리로 2년을 살게 되었다.
이때, 젊었을 때의 근로소득으로 플러스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하는데
저축조차 못하는 현실이 실거주의 안정보다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결국 나의 30대 생애주기에는
저렴한 곳에 월세로 가볍게 살면서 투자를 해나가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런 것들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잘 와닿지 않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내 집마련으로 실거주를 하면서, 실거주의 안정성을 중요시하니까.
운이 좋았다.
미혼이니까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현재 결혼 후 5년 내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 매도를 결정했다.
온갖 의미와 정이 들만큼 들은 이 아파트를
아주 차가운 부동산 시장바닥에 내놓았다.
과거 매수하자마자 올랐던 뜨거움과 달리,
현재 나는 최저호가의 경쟁매물들과 눈치 게임을 하고 있다.
오늘 추가로 30군데의 부동산에 매물을 더 내놓았다.
지하철역 기준으로 3 정거장 떨어진 곳의 부동산까지 모두 골고루 내놓았다.
총 38군데에 내놓았다.
우리 집 가격은 2번째로 저렴한 호가매물이다.
그러나 나랑 같은 가격에 내놓은 집들이 5군데나 된다.
나....
과연 매도할 수 있을까?
암튼,
매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