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우위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성찰
*제주항공여객기 사고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지난 주 연재를 하지 못해 매우 죄송합니다.
현행 교육정책과 교육현상을 살펴보면, 마치 구조적 우위층으로 향해야만 하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학생들이 학교교육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는 좋은 성적을 받을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이는 사회적 지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된다. 그런데 왜 우리는 구조적 우위를 반드시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가? 더 나아가, 왜 구조적 우위를 가지지 않아도 괜찮은 사회를 만들지 못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구조적 우위층 가정의 자녀들 중에는 부모의 사회적 배경과는 다른 삶을 선택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구조적 우위층 부모들은 자녀가 다른 길을 선택하더라도 여전히 우위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려 한다. 이는 교육불평등과 사회불평등이 구조적 우위층에서 열위층으로의 이동이 어려운 사회구조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구조적 우위층의 자녀들 중에서도 단순 업무나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학업적 능력이 선천적으로 뛰어나지 않거나, 단순 업무나 노동에서 더 큰 즐거움과 만족을 느끼는 경우가 그렇다. 하지만 현재의 사회구조는 이런 선택을 비정상적이거나 실패로 간주하며, 이를 허용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잘 살고 안정적인 삶’이 반드시 구조적 우위층에 진입하거나 이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 사회, 열위층으로 내려가도 괜찮은 사회를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이러한 사회가 된다면 교육불평등은 완화될 수 있을까?
구조적 우위층으로 가거나 이를 유지하려는 사회적 동기는 ‘얼마나 사회적으로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가’와 ‘사회적 정보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가’에 있다고 본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지만, 그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자원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예를 들어, 모두가 한글을 사용할 줄 알지만, 한글이 각 분야나 계층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이해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면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면 구조적 우위층으로의 진입 욕구는 사라질 수 있을까? 아동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통해 다양한 직업군과 위치에서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이 지속적으로 공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무원이나 대기업을 선택하지 않고 새로운 정보로 자신만의 사회적 위치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개인들의 선택은 기존의 구조적 우위층과 열위층을 향해 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약화시킨다.
그러나 이 과정은 국가와 기업의 기존 구조를 위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가 다시 치솟는 것처럼,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교육의 궁극적 목표로 두는 현재의 구조는 교육불평등과 사회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킬 뿐이다. 기존의 구조적 우위층과 열위층 간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소외되어 왔던 구조적 열위층으로의 이동도 가능한 사회, 그리고 아동의 자기결정권을 중심에 두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