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질투의 화신

제9화

by 도희

나는 고양이가 싫다.

왜냐고?


처음엔 쬐끄만 녀석들이 신기하고

동그란 눈과 몇 가닥 안 되는 수염이 약간 귀엽기도 해서 같이 놀아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녀석들이 나를 보곤 질겁을 하고 도망치니까 나도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근데 이것들이 저녁만 되면 내 방 앞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나의 심기를 건드리고 약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묶여 있는 나를 보고 알짱대면서 시끄럽게 울어 대며

이 몸의 수면을 방해하는 데 왕짜증이 났다.

사실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고양이들이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 하나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셋씩이나 되는 놈들에게 밥에다 간식도 모자라 구걸하다시피 사랑까지 바치고 있다.

구차한 사랑 같으니라고.


심지어 내가 보는 앞에서 고양이들을 쓰다듬고. 걸핏하면 이름을 부른다.

이름만 해도 그렇다.

얼룩이, 까망이, 삼색이 얼마나

많은 이름이 있는데

하필이면 내 이름의 ‘두’를 넣어

두식이, 두랑이, 두리가 다 뭐냐.

그깟 놈들에게 어떻게 나의 ‘두’를 붙여

줄 수가 있나?

가만있는데 괜스레 주먹이 불끈 쥐어진다.


얼마 전 엄빠랑 길 건너 편의점에 갔었다.

마침 동네 아줌마, 아저씨 몇 분이 계셨다.

재미나게 이야기를 나누고 간간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이뻐라 해 주시고 계셨는데 어디선가 방정맞게 ‘이야옹’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한 번도 보지 못한 정말 작은 아깽이가 있었다.

근데 어라, 이 엄마 보소.

버젓이 내 눈앞에서 만지고, 안고

아주 난리 블루스다.

그 후로 난 우리 집 고양이뿐만 아니라

동네 고양이도 꼴 보기 싫다.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오후엔 주로 마당에서 아빠랑 공 던지기 놀이를 한다.

오늘도 신나게 공놀이를 하고 있는데,

공이 풀밭 근처로 날아갔다.

공을 찾으러 간 순간 두식이가 겁을 상실하고 도망도 안 가고 털을 곧추 세우고

눈을 부라린다.

큰소리로 일단 제압을 하고 혼쭐을 내 줄려는 찰나

이럴 수가, 엄마가 나를 야단치며 고양이들을 안심시킨다.

그 순간 내 눈에서 불이 번쩍 났다.

나도 몰랐다.

내 안에 이렇게 질투심이 불타고 있는지.

‘나는야 질투의 화신 두강'

언젠가 잡히면 이 왕발로 눌러버리겠어.


세상의 고양이들아!

내 앞에 무릎을 꿇어라~

담 위에 있는 고양이 보는 중




고양이 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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