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옆 도돌이표

아이들의 하루 연주곡

by 아빠 민구


침대 위 길게 뻗은 아내,

그리고 그 옆에 아무렇게나 자고 있는 작고 귀여운 머리통 두 개.


도돌이표를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하루 종일 지지고 볶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자고 있는 모습들이 어쩜 이렇게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모르겠다.


그렇게 가여운 모습을 보다, 볼 한 번 어루만지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이 사이로 삐져나온다.



아이들은 나와 노는 것을 좋아한다. 오르락 내리락 이렇게 저렇게 놀아주는 아빠는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음계와 박자로 이루어진 음악과 같을지도 모르겠다. 가끔 단조도 있고 피아니시모도 있지만, 그래도 아빠랑 노는 게 더 흥미진진하고 다이내믹한 건 부정할 수 없지.

하지만 매일 밤 겹세로줄 같은 엄마 옆에 누워 잠이 드는 모습을 보면, 다시 돌아갈 반환점도, 하루를 마치고 쉴 곳도 엄마 옆 자리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지적거리고 팔딱거리는 아이들의 맥박과 같은 연주곡이 오늘도 엄마 옆에서 끝이 났다. 오늘 하루는 어떤 음악을 만들었었는지 다 물어보지도 못하게 밤 열한 시가 되어서야 늦은 퇴근을 했다. "오늘은 이렇게 한 곡 또 놓쳤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엄마와 아이들은 오늘도 이쁘고 피곤한 도돌이표를 그려놓고 곤히 잠이 들었다.

잘 자라 내 사랑들아.


keyword
이전 26화아랫집 윗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