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지, 학원이 없냐?
그렇다. 나는 완전 착각하고 있었다. 돈을 내는 내가 갑이고 학원이 을인줄 알았다. 그러나 막상 학원들에 전화를 돌렸을 때 돌아오는 답변들은 '영어 파닉스도 모르는 학생은 받을 수 없다', '대기 학생이 많아서 언제 신규 반이 오픈될지 모른다', '아이가 수준이 얼마나 되는지 먼저 레벨테스트를 통해 확인 후 등록이 가능하다'와 같은 말들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돈도 없는데 갈 수 있는 학원도 없구나.' 그제야 초등학교 입학 후에 영어 학원에 처음 보내려 했더니 갈 수 있는 학원이 없어 고생했다던 학교 선배 선생님들의 하소연들이 떠올랐다. 정신이 조금 드는 것 같았다. 지금 야무지게 알아보지 않으면 아이가 이 학원 저 학원 옮겨 다니며 고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를 켜고, 구글 시트를 만들었다. 내가 원하는 조건들을 탭으로 만들었다.
'학원 이름, 위치, 수업 요일, 비용, 셔틀 가능 여부 및 셔틀 이용 비용, 수업 형태(원어민 교사 여부), 수업 최대 인원, 기타 참고 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