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클어진 내 속이 복제됐나?
이러나 저러나 요새는 좀 쓰면서 맘 가다듬는 시간을 가지는데도 쉬이 정리가 안 된다
공간이. 내 쉴 곳이 말이다. ..심각하다 심각해.
변명일까......자신이 없어지지만 고르지 못한 마음 상태가 그대로 내 속 뒤집어까진듯 집안에서 우울증은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다.
진료 중에도 몇 번인가 언급한 적이 있었다. 선생님 저 정말 정리가 되질 않아요... 제가 집안을 사진찍어올까 생각을 했는데 또 용기가 그만큼 나질 않았어요...
이것저것 확인하시고서 선생님은 ‘...저장강박이 조금 있으신 것 같네요.’
어휴. 억울했다. 이사하기 전까지 정말 미니멀하게 공간은 항상 가라앉아 어디 앉든 고요히 가부좌 틀 수 있도록 잘 유지해왔다. 소소한 내 취향들이 이따금 자리했지만 누군가 초대해 구경시키길 좋아했고 그런 내 집이 늘 흐뭇했다.
정리가 안된다고 썼지만 정리가 안된다라... 그렇게 정리 자체의 문제이기보다 반복적으로 바로바로 물건들을 제대로 올려놓고 넣어놓는 작업이 많이 버거웠고 어지럽게, 끈적끈적하게 방치해두고도 거슬리는 마음까지 함께 그냥 두게 된다. ... 심각하단 얘기다 다시 한 번.
가끔 이건 내 안과 너무나 닮았다 생각이 들면서 내가 이걸 눈으로 보고자 지금 뭘 만들어내고 있나 싶다.
선생님께선 ’날을 잡고 함께 한 번에 치워내 보시죠‘ 하셨으나 그 간단한 말이 나는 참,... 더욱 힘들게 들린다.
너무 복잡하게, 완벽하게 생각하려 든다. 눈 앞의 엉망을 하나하나 차근차근 조금씩이라도 해결하면 될 일인데. 나도 아는데...
예전처럼 시원하게 모던하게 매끄러우면서 멋스럽게
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거다 나는.
이게 병증인 것 같은데 선생님께서는 딱히 별 말씀 없으시니. 내가 혹 ADHD도 있는 것은 아닐지(많이 확신 중)도 슬쩍 여쭸으나 잠시 생각하시는 것 같지만 별 말씀 없으심.
그렇다면 약은 또 추가되겠지.
귀신의 집에서, 귀신이 친구하자고 호로로 옆에 똬리틀 것 같은 곳에서 도망쳐 나와 이만큼 썼다.
내일은 조금 다르기를...나자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