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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Sep 15. 2020

중국 칭다오 격리 식단, 산둥(山东)의 주식은?

하루 세끼 문 앞에 배달되는 도시락을 먹고 있다. 사흘 째 도시락을 받아 보니, 내가 산동성에 있는 칭다오에 있다는 게 조금 실감 난다.  


아침에는 사오빙(烧饼)*이나 젠빙(煎饼**) 등 빙(饼)이나 바오즈(包子)***, 좁쌀죽이나 팥죽, 흰 죽 같은 죽, 삶은 계란과 우유, 그리고 짠지 종류 

Day 1 아침 - 사오빙(烧饼)과 팥죽, Day 2 아침 - 젠빙(煎饼)과 조죽, Day 3 아침 - 바오즈 (包子)와 흰죽


점심에는 만토우(馒头)**** 두 개와 볶은 야채 두 종류, 고기나 해물류 중 두 종류 그리고 과일 (과일은 하루에 딱 한 번 나온다)

Day 1,2,3 점심 - 점심에는 주식으로 만토우(馒头) 두 개가 나온다


저녁에는 쌀밥과 볶은 야채 두 종류, 고기나 해물류 중 두 종류 그리고 우유. 사흘째 벌써 같은 음식이 반복되는 걸 보면 앞으로 남은 기간도 계속 같은 음식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Day 1,2,3 저녁 - 저녁에만 주식이 쌀밥


걱정했던 대로 사흘 째 되자 아이들이 도시락을 반도 먹지 못하고 물리고 있다. 한국에서 각종 덮밥 소스를 들고 왔지만, 뿌려 먹을 밥이 없다. 도시락 배달에 최소 두 끼 이상은 밥이 나올 거라고 예상했기에, 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컵밥에서 햇반을 제외하고 소스만 따로 싸왔다. 머리를 쓴 것이 오히려 낭패였다. 칭다오가 산둥(山东) 지역이라는 생각을 못했던 것이다. 산둥 지역에서는 주식으로 밥보다 젠빙이나 사오빙, 만토우 같은 밀가루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는 걸 잊고 있었다. 


슬기로운 격리 생활을 위해, 

점심과 저녁 사이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작은 컵라면을 준다. 그리고 유일하게 밥이 나오는 저녁밥을 반 남겨 아침에 덮밥 소스와 함께 준다. 아이들 온라인 수업이 8시 시작인데, 아침 도시락이 8시에 배달되니 생각해낸 방법이다. 


저녁에 남은 밥 위에 컵밥 소스를 전기포트에 끓여 뿌려 준다


이 방법으로 과연 남은 11일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여행 중 한국 음식이 이토록 그리운 건 처음이다. 


*사오빙(烧饼) - 둥글 납작하게 화덕에 구운 빵 

**젠빙(煎饼) - 기름 두른 팬에 부친 빵 

***바오즈(包子) - 속에 고기나 야채 등 소가 들어 있는 큼직한 만두. 

****만토우(馒头: 찐빵) - 한국말로 읽으면 ‘만두’지만 속에 소가 들어 있지 않은 빵에 가깝다. 한국에서 만두라고 부르는 것은 ‘쟈오즈(饺子)’, 곧 ‘교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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