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문어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을 봤다. 문어가 상어의 공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펼치는 위장전술을 보고선 깜짝 놀랐다. 문어의 지능이 그만큼이나 뛰어날 꺼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르는 바다생물들의 지능은 얼마만큼이나 될지 궁금해졌다.
이 작품을 찍은 크레이그 포스터와 문어가 놀이를 즐기는 모습은 정말 신기했다. 다리 혹은 팔 8개를 가진 동그란 머리의 문어가 사람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 정말 상상 밖의 일 아닌가? 말없이 감정을 나눌 수 있는 동물로 가축이나 돌고래 이 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머릿속 상식을 와장창 깨뜨리는 다큐멘터리였다.
이 다큐멘터리는 크레이그 포스터 감독이 우연히 바닷속에서 만난 문어를 1년가량 따라다니며 관찰한 내용이다. 그는 한 문어의 생애를 주욱 지켜보는 활동을 통해서 활기와 열정, 호기심을 회복했다. 그러면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자연의 소중함 등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문어에 매료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어가 상징하는 야생 세계를 사랑하게 됐고 달라진 나 자신도 사랑하게 됐습니다.”
그의 말 중 “야생동물의 삶이 얼마나 유약한지 이해함으로써 이 땅에 사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유약한지 알 수 있죠.”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마치 이 땅의 혹은 지구의 주인처럼 행세하고 있지만, 자연의 변화 앞에서는 아주 유약하고 유한한 존재임을 생각나게 했기 때문이다. 크나큰 우주 속에서 인간은 문어처럼 아주 작은 존재에 불과하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욕심부리고 제멋대로 자연을 파괴하고 다른 생명체를 괴롭 하는 인간을 지구 밖 외계인(수명이 긴~ 외계인)이 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문득 궁금하다.ㅎㅎ 오징어 같은 것들이 수명 짧아지는 줄 모르고 치고받고 싸우고 있네, 그럴까? 앗, 오징어 비하 발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