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란
우연과 인연을 어떻게 구분해 낼 수 있을까?
어떠한 시간적 길이가
이 우연과 인연을 구분해 주는 것일까?
지금 내 곁엔 스쳐갔던 수많은 사람들 중
그 누구도 남아있지 않더라도
누군가와의 만남은 우연의 서랍 속에 넣어지고
또 다른 누군가와의 지난 시간은
인연의 서랍 속에 넣어진다.
선명하게 꺼내 보일 수는 없지만
인연이라 말하는 관계엔
어떤 유기적인 이음의 요소가 존재하는 걸까?
두 사람이 품은
생각, 마음, 신념이나 관심과 같은 것들이
서로에게 번져나가
쌀알에 쏟아져 내린 모래알처럼
이미 손쓰기 힘들 만큼 커다란 하나처럼
이리저리 엉켜있는 것이 인연이라면 인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