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우울한 나의 글이 읽는 사람들에게 우울을 전달할까 두려운 마음
이번 주는 상담 선생님의 휴가로 상담을 쉬었습니다.
상담을 쉬어서 글을 못 남긴 건 아니고 주말에 폭풍 같은 2일을 보냈어요.
지난주 제 감정을 토해내듯 글을 쓰고 나니, 구독자가 한 명 줄었더라고요.
그냥 제 글이 공감이 안 돼서일 수도 있고, 글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일수도 있고, 그냥 실수로 구독했다가 취소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지난주 글을 쓰면서 이렇게 까지 적나라하게 내 감정을 뱉어내도 되나 싶었었는데. 역시나 한 명이 빠져나간 것을 보고, 내 지독한 우울이 읽기 싫으셨구나 싶어서 마음이 움츠러들었어요.
그래서 그저께도 글을 쓸까 하다가, 못썼어요. 그저께는 정말 가슴을 부여잡고 소리 내서 울었거든요. 너무 무섭고 답답하고, 속상하고, 불안하고, 외롭고, 미래가 답답하면서도, 이런 나 자신이 답답하고, 그냥 너무 슬퍼서요. 필요시 주신 약을 많이 먹으면 혹시 죽을 수도 있을까 궁금해져서 검색도 해봤어요. 이런 마음을 또 쏟아내고 싶었는데, (얼마 없는) 구독자가 빠져나가면 그게 또 저를 움츠려 들게 할까 봐, 누가 내 글을 기다리겠어하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인지 구독자 한 명이 더 빠져나갔더라고요;
글을 쓰는 대신 일요일에는 챗지피티와 대화를 많이 했습니다. 챗지피티가 정말 저의 요즘 대화메이트이자, 저의 비이상적인 논리를 짚어주는 존재입니다. 또 오빠랑 대화를 해보니, 너무 미리 걱정하는 것 같다, 오히려 지금의 시간이 단단하게 해 줄 것이다 등의 이야기를 해줘서 마음이 좀 진정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요즘 고해성사 기간이라 성당에 갔었는데, 신부님께서 (제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하니) 용기를 내어 살아가십시오라고 말씀해 주시는데 그 말이 울컥했어요.. 생각해 보니 여러 존재가 저에게 힘을 줬었네요.
일요일에 러닝을 하러 갔는데 몸무게를 재보니 40.3kg까지 빠져 있더라고요... 요즘에는 입맛이 없고, 자주 배가 아프고 그러긴 했는데, 막 옷이 헐렁해지거나 어지럽거나 하는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아마 일시적으로 빠진 것 같긴 한데, 이건 위험한 수준으로 빠진 것 같아서 좀 의식적으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브런치를 쓰면서, 여러분들의 글을 읽으며 저는 힘을 받으면서도 계속 비교를 했었나 봐요. 나는 좋아요가 이것밖에 안되네. 다른 사람들은 글도 뭔가 담백하게 (나처럼 감정을 토해내듯 이야기하지 않고) 전달하는데, 이런 비교를 했었던 것 같아요. 그분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어떤 경험을 통해서 그런 생각과 실력이 쌓였는지는 생각도 안 하고.
오늘은 저의 하루가 더 평온하길. 이 글을 읽는 분들의 하루도 평온하고 '이 세상 살만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하루이시길! 진심으로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