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는 취향대로 썰어주세요, 소고기뭇국
미지수 X가 숨어있다면
마이클 브룩스의 책 [수학은 어떻게 문명을 만들었는가]를 읽었습니다
저는 수학을 그리 좋아했던 학생은 아니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며 수학의 역사가 흥미로워서 새삼 놀랐습니다
수학의 역사와 실생활을 연결 지어 생각하면 수학이 무조건 머리 아프고 괴로운 일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저자는 대수학이 '그저 알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 숨겨진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일 뿐'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결정되지 않은 어떤 것, 미지수를 가리키는 X가 등장하네요
수학을 음식과 연결 지어 생각하다가 엉뚱하게도
뭇국에 무는 어떤 비율로 썰어야 더 맛있을까? 궁금해졌습니다
그저 여기에도 미지수 X가 숨어있다면? 하고 상상해 보는 거죠
그런데 무를 썰 때 나오는 표현은 너무나도 은밀했습니다
한입 크기로
먹음직스럽게
적당하게
나박나박
...
'뭇국에 들어가는 무는 어떤 크기로 썰면 좋을까?'
검색을 해 봐도 이런 물음에 숫자로 주는 답은 찾을 수가 없네요
한식기능사 시험에서 무채를 써는 규격은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0.2 cm×0.2 cm×5cm라고 합니다
숫자로 표현된 식재료의 크기와 모양에서 시원하고 짜릿한 기분이 들었죠
수학의 역사 때문인지, 책의 마법인지, 저자인 마이클 브룩스의 능력 덕분인지...
그랬답니다
뭇국을 끓이는 백종원 님의 영상을 봅니다
"어떻게 썰어야 하냐고요?"
정답을 알려주려나 봅니다
...
"무는 취향대로 썰어주세요~"
"하하하"
그의 답에 시원하게 웃었네요
그래서 오늘은 시원한 소고기뭇국을 글로 씁니다
소고기보다 투명하게 익은 무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게 되죠
그런데 예상치 못한 질문이 날아왔습니다
"국을 먼저 먹고 김치를 먹을까요?
김치를 올려서 같이 먹을까요?"
...
고민되쥬?
맛있게 먹는 사람이 언제나 위너 winne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