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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me before you

-조조 모예스 「살림」

by 바람


책 광고 문구에서 ‘다 읽고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는 내용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읽는 내내 유머러스한 대화들과 묘사들 때문에 킥킥거렸다.


윌은 한때 잘 나가던 사업가였지만 지금은 사지마비 환자로 남의 도움 없이는 삶을 영위할 수 없다. 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고 마지막 날을 기다리는 중이다.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생각하고 가족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처럼 느끼면서 생의 가장 기본적인 먹고사는 문제로 윌의 간병인이 된 루이자.


그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마음을 열고 의지하고 사랑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인물설정이나 이야기 전개 방식은 중학생 때 읽던 HR(하이틴 로맨스) 시리즈와 비슷한 것 같았는데 읽을수록 인물들의 섬세한 마음이 깊이 있게 전해졌다.


루이자는 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윌은 끝까지 자신의 결심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결정이야말로 자신이 온전히, 유일하게 혼자 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마지막 몇 장을 남겨두고 정말 펑펑 울었다.

윌의 입장이라면 나도 그럴 것 같다.

루의 편에선 그런 사람을 보내고 얼마나 마음에 응어리가 질까 생각해서 마음이 아프고

윌의 엄마가 되어서는 자식의 그런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이성적인 자신이 미워서 어떻게 살까 라는 생각에 울었다.


지금 내 주변에도 몸과 마음이 아파서 하루를 살아 내는 것이 고통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그저 편하게 다 놓아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기적인 나에게 책임감이라는 것도 강하게 있어 다행히 열심히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걸 알지만..


나와 그들에게 힘이 될 만한 어떤 일을 찾아서 하고 싶기도 하고 아예 모르는 척 살고 싶기도 하다.

아픈 걸 참지도 못하고 보는 것조차 아프니까..

그래도 힘든 누군가와 내가 잠시라도 기분 좋아질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봐야겠다.


길가의 금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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