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묘지 위로 떠다니는 공기 한 줌, 눈물 5ml
사라진 대문-3
예전에 레나는 자신이 대문을 뒤에 두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항상 대문을 등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래요.
사실 대문이 레나를 뒤에 두고 있었으며 그 대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쪽도 자기 자신이었을지 모르겠대요.
대문에도 눈이 있다면 그 너머에 달려있을 것 같다고 레나는 생각해요.
안은 아니라고, 대문마저 자신을 보고 있지 않다고.
레나는 이후로 유치원도, 그 어떤 곳도 가지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 모두에게서 잊히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마법 레시피를 펼쳤어요. 마침 사람들에게 잊히고 없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마법이 있대요. 그런데 재료의 이름이 조금 낯설어요.
'묘지 위로 떠다니는 공기 한 줌, 눈물 5ml'
눈물을 흘리려 애써보지만, 하품조차 나지 않아요. 왜 눈물은 레나가 찾지 않을 때만 찾아오고 찾을 땐 오지 않는 걸까요.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기 시작한 레나는 급기야 자신이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어요. 그 순간, 눈물이 조금씩 고이기 시작했고 레나는 집에 있던 5ml 공병을 가져와 담기 시작했어요. 펑펑 울지 않아 많이는 채워지지 않았지만, 공병에 들어선 눈물을 보며 안도해요.
그때,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텅 빈 집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어요.
요즘 계속 집에 전화가 와요. 쉴 새 없이 계속이요.
레나가 전화를 받지 않자, 사람들이 집까지 찾아오기도 해요. 유치원 선생님도, 옆집 아줌마도, 낯선 사람들도요. 다행히도 사람들은 대문을 넘어오지 않아요. 정말 다행이에요. 아마 레나도 그렇게 생각할 거예요.
레나는 원래 귀신과 낯선 사람을 무서워했어요. 그러나 이젠 두렵지 않대요. 두려움이 사라졌으니까요. 그래서 오늘 재료를 구하러 공원에 가야겠다고 마음먹어요. 근처에 마침 공원이 있었고, 그곳엔 묘지가 있어요.
아무도 레나를 찾지 않는 밤에, 몰래 공원으로 향했어요. 혹시 몰라서 공병을 한 개 더 들고 가요. 눈물은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