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한글 점자의 날'이었다. 그래서 한글 점자에 관한 이야기를 기사로 써보기로 했다. 시의성이 중요한지라 5시 이전에는 넘겨야겠다는 생각에 봐야 하는 표준서도 제쳐두고 오후 내내 기사를 써 내려갔다. 그런데 마무리가 영 탐탁잖았다.
아무래도 머리를 식혀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임시저장'을 눌렀다. 그런데...
글이 사라졌다!
기사 작성란에는 열심히 수정한 글은 사라지고 초고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여기저기 아무리 뒤져도 최종본을 찾을 수 없었다. 한글 점자 탄생 비화와 점자 읽는 법을 기록하고, 자료를 뒤져 점자 보급률을 작성했는데 그 글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것이다.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뜨거워진 머리를 식혀야 했다.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다행히 들고나는 숨을 따라 서서히 열기가 사그라들었다. 열기가 사그라들자 더 늦기 전에 다시 써볼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의욕은 쉬이 오르지 않았다. 거기에 식구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다. 기사를 송고하지 못한 아쉬움을 접고 저녁밥을 지었다. 그렇게 '어제'는 저물었다.
'오늘'이 되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정신이 말짱했다. 덕분에 점자와 관련한 기사를 다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 점자의 날'은 지났으니 방향을 완전히 틀어야겠지만 그냥 접기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한때 점역사를 꿈꾸었으니 그에 관한 이야기를 써봐도 좋을 듯했다. 어쩌면 글이 날아간 것은 시간에 쫓겨 쓴 미흡한 원고니 더 보충하라는 신호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글 점자의 날'에 관한 기사는 내년을 기약하고, 올해는 점역사에 관한 글을 써보기로 한다.
ps.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은 서너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느라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그 서너 가지 일 중 하나는 전자책을 출판한 것이었습니다. 출판사를 사업자로 등록하고 통계청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때 겪었던 이야기를 기사로 썼습니다. 혹, 관련 글이 궁금하다면 아래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