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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면..

'끼리끼리'라는 말을 믿으시나요?

by 모스




'친구는 끼리끼리'라는 투박하고도 맹목적인 말을 난 믿는다. 학창 시절 난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우린 완전히 다른 환경과 성격을 가졌지만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도 친하게 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대학교에 들어가 집단이라는 결속이 약해지자 점차 정말 성격이 잘 맞는 일부하고만 같이 지내고 나머지는 그냥 친구 1,2가 되었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같이 일하고 생활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 성격이 맞지 않다면 예전만큼 그렇게 쉽게 친해지지도 그렇게 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친구는 끼리끼리'라는 말을 믿게 된 순간이 있다. 군대를 전역 후 잠깐 3개월 정도 카운터를 보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였다. 일을 하는 동안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각 손님들 무리의 결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을 선명하게 느꼈다. 그 무리가 친구든 연인이든 말이다. 약간은 편견일지 몰라도 적어도 내 경험엔 연인도 한쪽이 친절하고 예의가 바르면 다른 한쪽도 그러했다. 반대로 한쪽이 불친절하고 예의가 결여된 사람이면 나머지 한쪽도 신기하게 그러했다. 원래 비슷한 사람이 만난 것인지 아니면 어느 한쪽에 물든 것인지 모르겠으나 겉보기엔 그렇게 보였다.


때문에 난 그 경험 이후로 연인이든 친구든 한쪽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을 믿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그렇다면 나는?? 뭔가 색다른 관점으로 나를 바라보고 싶었었나 보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면 내 친구들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볼 수 있지 않겠는가. 과연 성인이 되고 난 후의 내 친구들은 비슷한가 어떤 공통점이 있나 처음으로 의식적으로 생각해 보았다.


서로가 다 개성이 뚜렷한 친구들이지만 몇몇 접점이 보였고, 내 생각에 나와도 같은 접점을 공유하고 있었다. 첫 번째는 다들 자기애가 강하다. 다들 자존감이 높고, 남들이 하는 말에 잘 상처를 받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자기가 자기에겐 최고인 친구들이기 때문이다. 그네들은 모든 사고의 중심이 ''인 아이들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공통적으로 남에게 절대 피해는 주지 말자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일까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런 사람들에게 끌리는 무언가가 있나 보다.


둘째, 각자 확실한 개인적인 관심분야가 있다. 누군가는 연예인을, 누군가는 스포츠를, 누군가는 미술을, 또 나의 경우 글을 좋아하듯 말이다. 동시에 우린 평소에 잘 고집을 부리지 않지만 각자 자기의 분야에 있어서는 각자만의 확실한 철학과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마지막으론 우린 마음의 선이 굵은 사람들이다. 우린 모두 확실한 것을 좋아한다. 절대 애매모호하게 말하지 않으며 구체적으로 말을 해야 서로가 서로에게 직성이 풀린다. 더불어 우린 꾸민 말을 하지 않는다. 맘에도 없는 말, 가식적인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는 말이다. 모든 것이 직설적이고 명확하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수용하고 피드백을 한다. 하지만 서로에게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생긴다면 참다가 일정 선을 넘었다 싶으면 그대로 연을 끊어버린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우린 서로에게 꾸민 말을 하지 않고 항상 솔직하게 내보이기에 서로가 서로를 명확히 잘 안다. 또한, 서로가 결이 비슷하여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인지 선을 넘는 일은 잘 없는 것 같다.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끼리끼리'라는 말을 믿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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