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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

눈동자

by Bora

낮 동안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우르릉,

동네를 소란시키던 천둥소리는

긴 여운을 남기며

저 멀리 아랫마을로 사라져 간다


또다시 천지가 흔들리는 소리에

맨발로 뛰쳐나와 현관문을 열어젖히니

회색빛 하늘에서 맑고 투명한 물체가

와르르, 타다닥 탁

쏟아져 내린다


빗방울도 아닌 것이

이슬도 아닌 것이

영롱한 빛이 다이아몬드가 보다

아니 아니

가만가만히 들여다보니


그리움이 가득한 엄마의 눈동자 같아서

두 눈을 찔금 감았다 뜨니

순식간에

땅 속으로 사그라든다



케냐에 우박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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