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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Feb 16. 2023

댄스파티

안도감

막내딸은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꽤나 옷에 신경을 쓴다

귀걸이나 네일아트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몇 달 전부터 댄스파티가

있다고 귀띔을 해주었기에

옷장에 모아두었던

파티복을 꺼냈

누구로부터 받은 옷인지도 모르는

야시꾸리한 파티용 드레스는

 만 14살밖에 안된 딸에게는

맘에 안 차는지 눈길 한번 안 준다


쇼핑몰을 한 바퀴 돌고 난 딸이

손에 잡아든 드레스가 아닌

흰색 면블라스 위에

하늘색 조끼가 붙어 있는 옷이다

딸보다 내가 더 안달이 나서

옷가게를 계속 기웃거려 보았지만

딸의 표정은 시큰둥하다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사춘기 딸에게 나이스한 척하느라

어금니가 시큰거린


물건을 잘 챙기는

둘째의 옷장을 뒤적거려 보니

단아한 검은색  드레스가

한눈에 들어왔다

늘씬한 막내 몸에 맞춤복이다

가슴 바로 윗까지

살짝 파인 드레스가

쇠골까지 보여주니

여신이 따로 없구나 싶었다

순간

정신이 아찔했다

울 딸이 언제 이렇게 컸지


2시간의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딸이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속삭인다

엄마

배고파

 어이가 없어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와버렸

아직은 파티보다는

먹는 게 더 좋은 8학년

어린 딸이다

왠지 모를 안도감이 밀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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