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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a story
08화
심바 이야기 No. 6
혼자만의 시간
by
Bora
Mar 2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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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리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식사는 오전 6시였다. 미미 씨는 식빵 한 조각만 먹고 인스턴트커피를 텀블러에 담았다. 커피를 안 마시면 금단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진심으로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전날 저녁에 짐을 미리 싸놓은 터라 일사천리로 미미 씨의 일행은 호텔 직원들과 짧은 인사를 마치고는 사파리 차에 올랐다.
밤새 내린 비로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길은
온통
물컹한
땅
으로 변해 있었고 다리밑으로는
붉은색의 흙탕물이 넘실거린다.
케냐에
본견적인
우기철이 시작된 것이다.
눈길에서 차가 달리는 것이 위험하듯이 진흙 위로
차가
달리는 것 또한
꽤나 걱정스러웠지만 로버트를 믿어 보기로 했다. 달리는 오른쪽 창밖으로 여행객들이 열기구의 풍선을 타려는지 이슬비를 맞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달리는
차바퀴에서
진흙이 튀어서 차 안으로 들어왔지만 세 아이들은 재미가 있는지 쉴 새 없이 웃고 떠들었다.
로버트는 미미 씨 일행에게 코뿔소를 꼭 보여주고 싶었는지 무전기로 마사이 운전사들과 연락을 부지런히 취했다. 드넓은 초원은 수분을 잔뜩
취하면서
차츰 초록빛 세상으로 탈바꿈될
것이다. 동물들도 비 오는 아침은 늦잠을 자는지 임팔라와 가젤 종류 만이 풀을 뜯고 있었다
.
임팔라는 숫컷 한마리에 암컷 50마리가 무리를 지어서 살아간다
로버트는 코뿔소의 이동 경로를 알고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마지막 사파리는 아침 6시에 시작을 해서 오전 9시 전에 국립공원에서 나가야 한다. 마사이 마라 입장료 티켓은 이틀인 48시간 동안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3시간 안에 코뿔소를 봐야 만 한다.
국립공원 안에는 또랑들이 많았는데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될 수 있는 데로 차들이 다니는 길만 사용한다. 로버트가 운전하는 차가 건너야 할 웅덩이 안에는 이미 빗물이 차 있었다.
어떻게 지내갈 수 있을까 생각하는 찰나에 바퀴가 헛돌기 시작했다. 기어를 바꾸어서 엑셀을 힘껏 밟았지만 더 깊숙이 땅이 파였다. 결국 로버트는 무전기로 친구들에게 도움의 요청을 보내기 시작했다
.
로버트는
이 상황 또한 사파리라고 말하자 미미 씨는 아무렇지도 않게 맞장구를 쳐주었다. 어디선가에서 초원을 누비던 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다른 차 안의 여행객들은 물에 빠진 차속에 갇혀있는 미미 씨의 일행을 재미난 듯 건너다 보았다.
구출작업이
두 번의 실패를 했지만 사륜구동 차는 거뜬히 구덩이에서
힘껏 땅 위로 올라섰다.
웅덩이 빠진 사파리 차
미미 씨의 일행은 애쓴 로버트와 도움을 준 기사들과 그들의 손님에게 땡큐를 날렸다.
시간이 훌쩍 지났기에 로버트는 가던 길을 돌아서 다시 똑같은 웅덩이를
무사히
지나서
코뿔소가 산다는 숲을 둘러보았지만 코끼리 가족만이 지나가고 있었다. 아쉽게도 코뿔소를
만나지
못했지만 미미 씨의 일행은 가까운 거리에서 너무나 귀여운 아기코끼리를 보았다. 이 또한 일행에게는 큰 선물이다.
안녕, 아기 코끼리
첫날 지나왔던 잘 닦인 길로 나오자 속력을 가해 차는 달렸다. 저 앞쪽으로 흙더미 위에서 홀로 아침 햇살을 즐기는 암컷 사자 한 마리가 보였다. 따스한 흙에 몸을 데우는 것도 같았다.
사자에게서 여유로움과 혼자만의 시간을 맘껏 누리는 좋은 에너지가 흘러나왔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것을 보니 사냥이 아닌 사랑을 시작할 것 같은 예감이
든
다.
Siku Njema, Simba
(심바야, 좋은 하루 되렴)
Kwaheri Masai Mara~
(안녕, 마사이 마라)
keyword
사파리
국립공원
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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