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이 15살을 코앞에 두고 있다
딸은 아기였을 때부터 고기를 좋아했는데
4살 때 맹장이 걸려서 나이로비 병원에서
이집트 의사를 통해서 수술을 하고부터
무슨 음식이든 먹는 양이 적었다
눈으로 맘껏 먹고 싶었는지
접시 위에 음식을 갖다 놓고도
다 먹지 못해서 아쉬워하곤 했었다
사춘기가 되면서 양이 늘기 시작하더니
KFC과 한국분이 운영하는 치맥하우스라는
치킨을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
1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삼겹살을 찾는데
어제 점심으로 쵸코도넛 한 개를 먹고
나더니 고기가 먹고 싶다며 쫑알거린다
냉동고에 저장한 고기가 녹지 않았다고 하니
부엌에 내려가서 소시지 하나를 구워 먹는다
딸이 돼지불백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른다
케냐산 삼겹살에는 거의 기름이 없고
마트에서 구입한 돼지고기는 찌개용으로
자른 것은 있으나 덩어리로 팔고 있다
그럼에도 돼지불백을 만들어내야겠다
성장하는 딸내미가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하니
고깃덩어리를 사다가 날카롭게 칼을 갈아서
고기를 잘라 요리를 해볼 참이다